한국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삼성증권)이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서 겹친 불운에 고개를 떨궜다. 절정의 기량과 최적의 컨디션을 가지고 호주로 날아간 이형택은 단식 1회전에서갑자기 쥐가 나는가 하면 복식에서는 1회전을 통과했으나 파트너가 갑작스럽게 부상해 2회전을 치르지도 못했다. 이형택은 한 수 아래로 여겨왔던 한국계 케빈 김과의 단식 1회전에서 1세트를무난하게 따냈으나 갑작스럽게 손.발에 쥐가나면서 몸이 굳어져 2,3세트를 내리 내주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아쉬움을 접지 못한 이형택은 랭킹 87위인 핀란드의 야르코 니미넨과 의기 투합해 복식에 나갔다. 이형택은 복식 1회전에서 2001년 호주오픈 준우승, 2002년 복식 준결승까지 오른 실력파 아르노 클레망이 폴 앙리 마티유와 손잡은 프랑스팀을 2-0으로 완파, 선전을 예고하는 듯 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도 이번에는 복식 파트너인 니미넨이 단식 2회전에서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복부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복식까지 치를 수 없게 된 것. 호주오픈 개막 1주일전 이형택은 2003년 한국 최초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대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던 메디뱅크인터내셔널 예선 경기 도중 난데없는 허리근육 경직으로 휠체어에 실려나온 뒤 회복 치료를 받기도 했다.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올린다는 의욕을 품고 갔지만 난데없는 `암초'에 연거푸 부딪힌 이형택은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한 채 주원홍 감독과 함께 23일 서울행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3년 자신이 2연패했던 국내 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그쳤던 케빈 김이 이번대회 3회전까지 진출하는가 하면 아테네올림픽 연습 파트너였던 키프로스 출신의 '신출내기' 마르코스 바그다티스가 4회전에 올라 페더러와 대결, 이형택의 처지와 대조를 이뤘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