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주가가 오르고 채권값이 떨어지자 그동안 안전자산에만 몰려있던 시중 부동자금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은행예금등 확정금리 상품을 맴돌던 자금이 적립식 펀드(주식형),해외투자펀드,주가연계증권 등 투자상품으로 발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안전자산에서 투자상품으로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은행 실세총예금은 3조6백64억원 감소한 반면 투자상품으로는 돈이 대거 몰리고 있다. 투신(자산운용)사 수탁고는 올 들어 20일까지 5조2천억원 증가했으며 직접 주식투자를 위한 고객예탁금도 1조6천9백억원이 늘어났다. 해외증시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도 3천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주가연계상품(ELS,ELD)에도 하루 수백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새해 들어 이미 8조원 이상이 투자상품으로 이동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흐름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달 일정액을 꾸준히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가 날개 돋친듯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김정도 투신상품팀 과장은 "올 들어 하루평균 7천계좌의 적립식펀드가 생기고 매일 70억원의 자금이 적립식 펀드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다른 시중은행과 증권사들도 적립식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어 조만간 월 평균 4천억원 이상이 적립식 펀드로 이동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그동안 안전자산에만 과도하게 몰렸던 기형적인 금융자산 구조가 초저금리와 주가 회복세를 계기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초기국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자금 왜 움직이나 이처럼 시중자금이 투자상품으로 몰리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 초저금리 영향이 가장 크다. 김성엽 하나은행 분당백궁지점장은 "최고 연 4.5% 금리를 지급하던 은행의 특판예금 판매가 새해 들어 중단되면서 개인들이 느끼는 은행예금 상품의 체감금리는 1%포인트가량 떨어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 3.5%대의 금리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은 물가상승률(3.3%)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손해를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기회복 기대감과 그에 따른 주식시장의 회복세는 자금이동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이건홍 씨티은행 압구정로얄지점장은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나오면서 보수적인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