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강력한 저항선이던 890을 넘어 단숨에 900선까지 돌파,향후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가급등 환율하락 실적악화 등 많은 악재와 당당히 맞서며 얹어낸 값진 성과이기 때문이다.


물론 '900'이란 높은 주가수준에 대한 불안감도 쉽사리 떨치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게다가 1조2천억원을 훨씬 웃도는 매수차익거래 잔고와 연말배당을 겨냥해 유입된 비차익잔고가 언제 매물로 바뀔지 모른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는 있겠지만 상승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불확실성 해소로 추가상승 기대


지난 주말의 증시 급등은 실적둔화에 대한 부담과 외국인 매도 우려감이 일시에 완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실적은 '깜짝 놀랄만한'수준은 아니었지만 '어닝 쇼크'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정도 해소했다는 공감대가 시장에 형성됐다.


또 외국인은 14일 하룻동안 1천9백억원 넘게 매수해 그동안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듯 보였던 외국인이 매수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지난해 10∼12월 석달간 2조9천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수급을 압박했던 외국인들이 또 다시 대량매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감을 일단 불식시킨 하루였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팀장은 "외국인들이 매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곧바로 거래대금이 3조원대로 급증한데서 드러나듯 국내외 투자자들은 매수시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그간 저항선이었던 890을 지지선으로 940까지 추가상승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 악재는 프로그램 매물 물량


시장의 관심은 프로그램 매물이 언제,어느 정도 나올 것인가에 쏠려 있다.


기관이 '실탄'을 확충해가는 상황에 있어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보일 경우 프로그램 매물 말고는 주식을 팔 수 있는 매도 세력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현재 선물투자와 관련해 행해진 매수차익거래(주식매수+선물매도)잔고는 1조2천억원을 넘어섰다.


이중 4천억∼5천억원은 옵션만기일인 내달 7일 이전 청산(주식매도+선물매수)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G투자증권 황인욱 연구위원은 "주가전망이 좋아 베이시스(현물가격-선물가격)가 높기 때문에 당장 대규모 매물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만기가 가까워지는 1월말쯤 베이시스가 0.2 부근까지 하락하면 빠른 청산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더 큰 걱정거리는 지난 연말 배당을 노리고 대거 유입된 비차익거래(인덱스 펀드의 주식 패키지 매수)에서 출회될 1조원 가량의 매물부담.


대한투자증권 지승훈 연구위원은 "비차익거래자들은 고배당과 주가상승으로 이미 꽤 수익을 올렸기 때문에 선물로 교체매매하려는 수요가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차익물량은 베이시스가 보합권으로 하락했을 때 출회될 것으로 보여 본격적인 교체매매시기는 차익거래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