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세계 자원전쟁] <7> SK(주), 남미 최대 가스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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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페루의 항구도시 피스코.수도인 리마에서 남쪽으로 1백70여km 떨어진 이 작은 도시는 요즘 활기로 넘쳐흐른다.
고층건물도 별로 없고 사막의 황량함 만이 가득했던 이곳에 지난해부터 1백m 높이의 가스저장탑들이 우뚝 솟아 위용을 뽐내고 있고 멀리 바다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에 가스를 옮겨싣기 위한 송유시설이 착착 건설되고 있다.
피스코 가스저장소 한쪽 끝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넣으려는 차량의 행렬이 줄을 잇고있다.
< 사진 : 남미 최대의 가스전으로 SK(주)가 지분 투자해 개발한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에서 근로자들이 유정에 대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
SK㈜가 아르헨티나 플루스페트롤 등과 공동개발한 카미시아 가스전에서 뽑아낸 가스는 5백5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타고 피스코로 옮겨온 뒤 이 곳 가스저장소에서 최종 분리공정을 거친다.
나프타 경유 LPG 등 분리공정을 거친 생산물은 페루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또 가스전에서 공급되는 LNG는 이 곳을 거쳐 수도 리마까지 가스관을 타고 수송된다.
한적한 소도시였던 피스코가 북적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임시종 SK㈜ 페루지사장은 "카미시아 가스전 개발사업은 페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경제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 매장량 8조7천입방피트(약 14억배럴),나프타 경유 LPG 등의 액화물(컨덴세이트) 6억배럴 등 모두 20억배럴 규모의 카미시아 가스전이 본격 개발되면서 페루의 에너지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석탄이나 중유를 쓰던 발전소는 가스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마의 각 가정에도 도시가스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가스 사용으로 공해가 줄어들면서 리마의 잿빛 하늘은 점차 맑아지고 있다.
값싼 청정연료인 가스가 페루 경제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셈이다.
남미 최대의 가스전인 카미시아 가스전은 이런 이유에서 페루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리마 피스코 카미시아 등 세 군데에서 사흘 연속 열린 준공식에 빠지지 않고 주요 각료들과 함께 참석했다.
가스사업에 대한 페루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페루 에너지광업부의 구스타보 나바로 발디비아 광물자원국장은 "멕시코 미국 등지에 가스 수출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카미시아 가스전은 페루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가스전에 대한 페루인들의 기대는 카미시아 밀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스를 1차 가공하는 말비나 플랜트와 밀림속 9개 유정을 연결하는 가스관은 2개.하나는 유정에서 뽑아낸 가스를 플랜트로 옮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뽑아낸 가스를 다시 땅속으로 돌려보내는 데 쓰이고 있다.
하루 4억5천만입방피트의 가스를 뽑아내지만 리마 등 수도권 가스 판매규모는 7천만∼8천만입방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남는 물량을 일단 땅속으로 재저장하는 것.플루스페트롤의 엘리세오 보우자 기술담당 매니저는 "미래를 내다보고 대규모 설비를 건설했으며 조만간 풀가동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카미시아 가스전은 페루뿐 아니라 SK㈜에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가스전의 올해 매출액은 5천억원(약 5억달러).지분율을 감안한 SK㈜의 매출액은 1천억원대다.
그러나 페루의 가스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SK㈜의 수익도 덩달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6월까지의 투자금액(3천억원)과 앞으로 들어가게 될 유지보수비 정도의 투자를 감안하더라도 SK㈜는 몇 년 안에 투자금액을 모두 뽑아내는 것은 물론 30여년간 적어도 4조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SK㈜는 그러나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보다는 세계 유전개발 시장에서의 달라진 위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83년부터 총 23개국 50여개 프로젝트에 지분투자로 참여해온 SK㈜의 원유(가스 포함) 보유매장량은 국내 연간 소비물량의 49%에 달하는 3억배럴 정도.이는 미국 내 약 2백개 석유개발전문회사 가운데 30위권에 달하는 수준이다.
SK㈜ 보유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카미시아 가스전 덕분에 SK㈜는 국제시장에서 인정받는 석유개발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카미시아 가스전은 지난 80년대 미국계 쉘과 엑슨모빌에 의해 발견됐으나 그동안 수요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운송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 당시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가스전 개발에 대한 국제입찰을 실시하자 플루스페트롤과 미국 헌트가 동시에 SK㈜를 프로젝트에 끌어들였고 이들 컨소시엄은 프랑스 토탈사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여 개발권을 따냈다.
현재 운영권자는 플루스페트롤이지만 가스전 개발 전과정에 참여한 SK㈜의 유전개발 노하우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SK㈜는 앞으로 세계 각지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독자적인 유전개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김현무 상무는 "앞으로는 지분투자 형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운영권자로 석유개발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피스코·카미시아(페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고층건물도 별로 없고 사막의 황량함 만이 가득했던 이곳에 지난해부터 1백m 높이의 가스저장탑들이 우뚝 솟아 위용을 뽐내고 있고 멀리 바다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선에 가스를 옮겨싣기 위한 송유시설이 착착 건설되고 있다.
피스코 가스저장소 한쪽 끝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넣으려는 차량의 행렬이 줄을 잇고있다.
< 사진 : 남미 최대의 가스전으로 SK(주)가 지분 투자해 개발한 페루 카미시아 가스전에서 근로자들이 유정에 대한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
SK㈜가 아르헨티나 플루스페트롤 등과 공동개발한 카미시아 가스전에서 뽑아낸 가스는 5백5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타고 피스코로 옮겨온 뒤 이 곳 가스저장소에서 최종 분리공정을 거친다.
나프타 경유 LPG 등 분리공정을 거친 생산물은 페루 전국 각지로 공급된다.
또 가스전에서 공급되는 LNG는 이 곳을 거쳐 수도 리마까지 가스관을 타고 수송된다.
한적한 소도시였던 피스코가 북적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임시종 SK㈜ 페루지사장은 "카미시아 가스전 개발사업은 페루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경제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 매장량 8조7천입방피트(약 14억배럴),나프타 경유 LPG 등의 액화물(컨덴세이트) 6억배럴 등 모두 20억배럴 규모의 카미시아 가스전이 본격 개발되면서 페루의 에너지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석탄이나 중유를 쓰던 발전소는 가스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마의 각 가정에도 도시가스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가스 사용으로 공해가 줄어들면서 리마의 잿빛 하늘은 점차 맑아지고 있다.
값싼 청정연료인 가스가 페루 경제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는 셈이다.
남미 최대의 가스전인 카미시아 가스전은 이런 이유에서 페루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불리고 있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리마 피스코 카미시아 등 세 군데에서 사흘 연속 열린 준공식에 빠지지 않고 주요 각료들과 함께 참석했다.
가스사업에 대한 페루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페루 에너지광업부의 구스타보 나바로 발디비아 광물자원국장은 "멕시코 미국 등지에 가스 수출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카미시아 가스전은 페루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가스전에 대한 페루인들의 기대는 카미시아 밀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스를 1차 가공하는 말비나 플랜트와 밀림속 9개 유정을 연결하는 가스관은 2개.하나는 유정에서 뽑아낸 가스를 플랜트로 옮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뽑아낸 가스를 다시 땅속으로 돌려보내는 데 쓰이고 있다.
하루 4억5천만입방피트의 가스를 뽑아내지만 리마 등 수도권 가스 판매규모는 7천만∼8천만입방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남는 물량을 일단 땅속으로 재저장하는 것.플루스페트롤의 엘리세오 보우자 기술담당 매니저는 "미래를 내다보고 대규모 설비를 건설했으며 조만간 풀가동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카미시아 가스전은 페루뿐 아니라 SK㈜에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가스전의 올해 매출액은 5천억원(약 5억달러).지분율을 감안한 SK㈜의 매출액은 1천억원대다.
그러나 페루의 가스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SK㈜의 수익도 덩달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6월까지의 투자금액(3천억원)과 앞으로 들어가게 될 유지보수비 정도의 투자를 감안하더라도 SK㈜는 몇 년 안에 투자금액을 모두 뽑아내는 것은 물론 30여년간 적어도 4조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SK㈜는 그러나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보다는 세계 유전개발 시장에서의 달라진 위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83년부터 총 23개국 50여개 프로젝트에 지분투자로 참여해온 SK㈜의 원유(가스 포함) 보유매장량은 국내 연간 소비물량의 49%에 달하는 3억배럴 정도.이는 미국 내 약 2백개 석유개발전문회사 가운데 30위권에 달하는 수준이다.
SK㈜ 보유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카미시아 가스전 덕분에 SK㈜는 국제시장에서 인정받는 석유개발 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카미시아 가스전은 지난 80년대 미국계 쉘과 엑슨모빌에 의해 발견됐으나 그동안 수요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운송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 당시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가스전 개발에 대한 국제입찰을 실시하자 플루스페트롤과 미국 헌트가 동시에 SK㈜를 프로젝트에 끌어들였고 이들 컨소시엄은 프랑스 토탈사와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여 개발권을 따냈다.
현재 운영권자는 플루스페트롤이지만 가스전 개발 전과정에 참여한 SK㈜의 유전개발 노하우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SK㈜는 앞으로 세계 각지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독자적인 유전개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김현무 상무는 "앞으로는 지분투자 형식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운영권자로 석유개발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피스코·카미시아(페루)=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