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이 고용 증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외투기업이 노사협상과정에서 투자자본이나 공장 철수를 압박용으로 종종사용해 원만한 노사관계를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0월에서 이달까지 국내 제조업부문 외투기업 노동조합 151개를 대상으로 한 일반현황 조사, 노조위원장 설문, 방문 인터뷰 등 `외투기업 노조실태조사'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57개 노조 위원장들은 자기 회사의 외자도입 전후 고용변화에 대해 70%는 `동일하거나 줄었다', 30%는 `늘었다'고 각각 대답해 외국자본이 기업 인수후 구조조정 등으로 고용이 오히려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들은 또한 외국자본의 투자나 기업 인수에 대해 `자본철수와 공장폐쇄'(43%)를 비롯해 `단기 경영성과 집착'(31%), `노동조건에 대한 압박'(16%) 등을 염려했고노사협상과정에서 자본철수나 공장 폐쇄.해외이전 등 `협박성' 압력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투기업의 노조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도 `협력자로 인정한다'는 39%에 불과한반면 불인정이나 부분 인정 등 부정적인 경우가 61%나 됐으며 노조도 절반가량이 본사 노사정책이나 관행을 지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노사간 갈등이 잠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조들은 기술이전에 대해서도 43%가 `기술이전이 없다', 30%는 `비핵심기술만이전해준다'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27%만이 `핵심기술을 이전해주고 있다'고대답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김순희 연구위원은 "이번 외투기업 실태조사에서 외자도입이 고용이나 선진기술 이전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어긋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외국자본이 단기 이익 집착이나 단순 생산기지화에 주력하면서 역기능이 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외자 도입의 순기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도입단계에서 고용 보장을약속하도록 해야 하고 마구잡이 자본 철수를 제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며 "외투기업도 국내법을 준수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노총의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조업부문 외투기업은 2003년 현재 3천784개이고 이달 현재 노조수는 189개로 회사수대비 노조 조직률은 5.0%에 이르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