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뿐 아니라 개별 중소기업도 회원으로 받아들여 3백만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중소기업중앙회'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65)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를 기협중앙회 탈바꿈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협중앙회는 업종별 중소기업이 모인 협동조합 연합체로 그동안 전체 중소기업보다는 협동조합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 회장은 "중앙회가 설립된 62년 이후 40여년간 산업구조가 다양화되고 크게 달라졌다"며 "시대 변화에 맞게 중소기업들의 실질적인 대변자가 될 수 있도록 중앙회의 골격을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중앙회가 더이상 협동조합만을 위한 조직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동조합법 개정을 통해 올해 안에 '중소기업중앙회'로 기관 명칭 변경을 추진하겠다"며 "조합회원으로 한정됐던 문호를 벤처 서비스 유통 등을 포함한 모든 중소기업에 열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확대하는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들은 판로만 확보되면 어떤 식으로든 돈을 마련해 투자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자금지원보다 더욱 절실한 문제가 중소기업들의 판로개척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이를 위해 기협중앙회는 서울 상암동에 대규모 전시공간이 들어가는 중소기업종합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TV홈쇼핑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또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지원을 위해 중소기업공제기금을 활성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협중앙회는 중소기업 가입 증대를 통해 공제부금을 확충하는 한편 정부와 대기업의 투자와 해외자본 유치 등을 통해 공제기금 규모를 현재 3천5백억원 수준에서 5천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다른 핫 이슈는 대기업과의 공생관계.김 회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에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납품업체들은 원자재가격 급등 등으로 원가가 상승했지만 불공정한 하도급거래 시스템 등으로 최근 3년간 납품단가는 오히려 평균 4.4%나 떨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대·중소기업간 상생이나 동반자적 관계라는 명제가 겉으론 그럴듯하지만 대기업이 우월적인 위치에 있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달라고 대기업에 직접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시대와 정보화시대에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기술혁신과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글=송태형·사진=김정욱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