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매 누명을 쓰고 기소됐다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회사원이 검찰의 막무가내식 수사에 항의하며 국가를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3부(김경종 부장판사)는 5일 회사원 김모(48)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7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검찰이 수사를 잘못한 면이 있지만 합리성을 완전히 잃은 정도는 아니다"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진실발견을 위한 `객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해도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다면 억울한 피해자에게 민사상 손해를 배상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범행을 계속 부인하는 상황에서 검사는 성매매 상대방 여학생의 진술에만 의존하지 말고 김씨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왜 아들이 사용하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조사했어야 한다"며 "이런 측면을 살피지 않고 김씨를 긴급체포하고 기소한 검찰은 수사를 소홀히 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여학생이 `검찰 조사관이 머리를 때리고 욕을 하면서 새벽 5시까지 집에 안보내줘서 거짓말로 김씨와 성매매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증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검사가 위법한 수사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고 검사가 김씨의 통화내역 조회 요구를 묵살한 것도 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같은 판단의 근거로 "형사재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이 확정됐다고 해서 검사의 구속이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경험이나 논리원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만 위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2002년 2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김씨는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2001년 7월 황모(당시 15세)양과 인터넷 채팅으로만나 10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검찰이 다른 사람과 성매매를 하다 붙잡힌 황양의 전화에서 김씨 명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다그친 데 대해 김씨가 "`패밀리요금제'로 가입해서 명의만 내것이고 아들이 사용한다"고 항변했지만 어쩐 일인지 처음보는 황양은 "이 아저씨와 분명히 원조교제를 했다"고 진술했다. 나중에서야 황양의 친구가 황양의 전화를 빌려 친구인 김씨의 아들에게 전화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고 황양이 김씨의 형사재판에서 "검찰에서 윽박질러서 거짓말을 했는데 말을 번복하면 아저씨가 내게 거짓말한 데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낼거라고 검찰에서 겁을 줬다"고 말해 김씨의 무죄가 밝혀졌다. 김씨는 "검찰이 무고한 사람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하기보다 어떻게든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하던 당시는 악몽같았다"며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던 주위 사람들 앞에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이 나라가 싫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