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SK㈜ 매도세 끝났나 ‥ 3일째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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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쏟아지던 외국인 매물이 뚝 그쳤다.
유럽계 소버린자산운용과의 지분경쟁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작년말 지분을 대거 털어냈던 외국인이 사흘째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일에는 외국인이 장마감후 대량거래를 통해 국내 투신권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 1백만주를 받아갔다.
외국인은 장외매수를 포함,모두 1백17만5천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28일 54.06%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이 55.07%로 높아졌다.
◆재매수에 나선 외국인
외국인은 지난해 11월16일 SK㈜ 지분율을 61.84%까지 끌어올린 뒤 처분에 나서 9백60만주를 쏟아냈다.
12월28일에는 지분율이 54.06%까지 하락했다.
주가도 12월1일 6만9천3백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급락세를 탔다.
그러나 12월29일부터 매수로 전환,사흘째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정헌 동원증권 연구원은 "주가 급락으로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수준으로 떨어져 시장평균인 7배에 비해 저평가된 데다,보유 중인 계열사 유가증권 가치를 감안하면 지금 주가가 충분히 싸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형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정유업종 내에서 지분 경쟁 기대감이 낮아진 SK㈜를 팔고 고배당주인 S-Oil로 갈아탔는데,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배당 매력이 사라진 S-Oil을 팔고 저가 매력이 돋보이는 SK㈜를 사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김재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SK㈜측 백기사로 나선 국내 기관 중 일부가 의결권 기산일이 지나자 장외에 내놓은 지분을 외국인이 이날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부 외국인들은 최근 SK㈜ 주가가 단기간 급락한 만큼 지금이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당분간 조정 불가피
외국인의 매수 전환에도 주가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SK㈜측 백기사로 나선 국내 기관들의 손절매 물량이 추가로 나올 여지가 커 수급이 불리한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기관 매물을 저가 매수에 나선 외국인이 받아준다면 주가는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SK㈜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백관종 서울증권 연구원은 "SK㈜는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낸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1분기부터는 정유마진 축소로 영업이익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원화 강세가 올해도 이어진다면 외화환산이익이 지난해 6백46억원에서 올해는 1천5백69억원으로 급증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7.6% 증가할 수 있다"며 "특히 정유 수급은 향후 2년 동안 SK㈜에 유리하게 작용해 적어도 2006년까지는 실적 모멘텀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