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로 허준영 서울경찰청장이 내정됨에 따라 현 최기문 경찰청장과의 `어색한 동거'가 시작됐다. 이는 다른 고위공직자와 달리 경찰청장 후보자는 경찰위원회 동의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처야 하는 경찰청장 임명 과정의 특수성 때문. 경찰청장 임명은 행정자치부가 1명의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를 지명한 뒤 경찰위원회에 동의를 구하고, 위원회의 동의를 받으면 행자부가 국회에 넘겨 국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게 된다.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그 보고서를 행자부장관이 받은 뒤 대통령에게 제청, 총리 결재에 이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며, 이 과정은 최소한 수 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기문 경찰청장은 사의를 표명하고도 사표를 제출하지 못하고 수주일 경찰청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경찰내 서열 2위인 경찰청 차장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할 수도 있지만 `치안유지'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경찰청장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두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현재 최 청장에게 남겨진 가장 큰 과제는 매년 초 단행해야 하는 경정 이하 승진심사를 차질없이 진행하는 일이다. 경찰 자녀들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에 시도간 지역이동을 마무리지으려면 연초에 시험 및 심사승진을 통해 1만여명에 이르는 승진 대상자를 결정해 놓아야한다. 또 일상적인 각종 회의와 보고, 업무 결재를 수행하면서 최 청장은 마지막 바쁜한달을 보낼 전망이다. 그러나 9만여명의 경찰을 거느리는 권력의 중심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에게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을 전망이다.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고 지휘관 면담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찰 권력의중심은 자연스레 차기 내정자 쪽으로 이동하게 되며 각종 내부정보도 차기 내정자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29일부터 경찰청 경무기획국 태스크포스팀을 주축으로 한 `인사청문회 준비팀'을 구성하기로 했으며, 서울경찰청 9층 회의실을 사무실로 꾸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 연례인사도 내년초 허 경찰청장 후보자가 인사안을 마련한 뒤 최 청장의 결재를 받아 진행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두 청장의 `어색한 동거'가 이뤄지는 동안에 자연스레 권력이이동할 것이며 그 기간 두 청장은 치안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