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6:07
수정2006.04.02 16:11
지난 20일 저녁 베이징 호텔.산업자원부와 코트라가 공동으로 개최한 한국 투자환경설명회에 중국석화(시노펙) 등 1백30여개 중국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자본 유치를 위해 가진 첫번째 투자설명회였다.
중국에서 보게 되는 한·중투자설명회는 늘 한국 기업이 '손님'이었다.
하지만 이날 투자설명회는 한국 장관까지 나서서 중국기업을 고객으로 모시는 자리였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과감한 세제지원과 함께 경제자유무역구를 조성중"이라며 "중국기업이 사업하는 데 시작부터 종결까지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주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에 어떤 특혜를 주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의에 산자부 관계자는 세제와 재정지원 등 다양한 외자 지원책을 풀어놓았다.하지만 산자부 관계자는 "중국자본의 한국기업 인수를 곱게 보지 않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설명회 개최에 적잖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천젠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이 장관에게 "영국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도 중국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로부터 투자유치 '러브 콜'을 받는 중국의 위상을 은근히 과시하는 듯했다.
이 장관은 행사 뒤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만나 "중국이 투자유치국에서 투자국가로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6천만명에 이르는 세계 화교를 통해 한국상품 수출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자본을 싹슬이해가는 곳으로만 비쳐져온 중국이 한국투자의 큰 손으로도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줬다.한국은 중국에 그동안 2백6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중국의 한국 투자규모는 17억달러를 밑돌고 있다.
한국의 최대 투자대상국이면서 교역대상국인 중국을 빼놓고 한국의 산업구조 개편은 얘기할 수 없다.
중국자본 유치를 발판으로 중국과 연계한 산업구조개편의 지혜를 짜내야 할 때인 듯 싶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