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들어 주식시장 주도권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와 성장주에서 기업규모가 작더라도 기업가치가 높은 중소형 가치주와 장기 소외주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원증권은 23일 4분기들어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기업가치가 높은 중소형 가치주와 장기 소외주가 크게 오른 반면 전통적으로 장을 이끌었던 IT주 수출주 성장주 등의 주도력이 약화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장기 소외주는 전기가스 통신서비스 등이다. 이들은 지난 2000년 이후 4년만에 처음으로 이전 고점을 상향 돌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장기 소외주의 강세는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저평가 우량주를 찾는 '가치투자'확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성장 모멘텀은 강하지 않지만 안정적 이익구조와 기업가치를 갖고 있고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주들의 투자수익률이 대형주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평가된다. 올들어 지난 9월 중순까지는 중소형주와 대형주가 큰 차이없이 비슷한 수익률을 보였으나 10월 이후에는 중소형주 지수가 20% 오른 반면 대형주는 제자리 걸음을 해 수익률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김세중 연구원은 "특히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배당을 많이 하는 저평가된 중소형주는 4분기 들어 최대 관심주로 부상했다"면서 "11월 이후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도 이런 종목에 대해선 꾸준히 매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창석유 코리안리 퍼시스 신세계건설 등이 대표적인 종목들이다. 이들은 4분기에만 적게는 5%,많게는 10%포인트 정도씩 외국인 지분이 늘어나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흐름이 단기 실적이나 모멘텀대신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