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휴대폰 브랜드인 '애니콜'(Anycall)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삼성이 첫 국산 휴대폰(SH-100)을 내놓은 것은 1989년.'애니콜' 브랜드가 출범한 해는 5년 후인 1994년이다. 그 후 애니콜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했다. 10년 전엔 외산 브랜드인 모토로라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애니콜이 절반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고수하고 있다. 고려대 박찬수 교수(경영학과)는 애니콜의 브랜드 가치가 3조3천억원(2003년 기준)에 달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 휴대폰 시장은 올 하반기 들어 침체국면에 빠졌다. 판매대수가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지난달엔 4년반 만에 최저치(75만대)를 기록했다. 애니콜은 이 와중에서도 월평균 5만대 이상 팔리는 '대박폰'을 꾸준히 내놓았고 최근엔 세계 최초로 5백만화소급 카메라폰(SCH-S250)까지 선보였다. '월드 퍼스트,월드 베스트'란 모토가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삼성의 일명 '가로본능폰'(SCH-V500)은 올 하반기 최고 히트 모델로 꼽힌다. 세로 액정화면(LCD)을 돌려 가로로 볼 수 있는 1백만화소 카메라폰으로 지난 8월 중순에 출시돼 지금까지 21만여대가 팔렸다. 주문형비디오(VOD) 기능을 갖췄고 대형(2.2인치) QVGA급 화면이 달려 있어 고해상도 사진은 물론 영화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나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 대다수 디스플레이 기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세로보다 가로 화면에 익숙해져 있다"며 "가로본능폰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이런 점을 포착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삼성 휴대폰의 브랜드 파워는 대단하다. 값이 비싼 데도 소비자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휴대폰 브랜드다. 삼성은 지난 3분기에 시장점유율 13.8%(소비자 판매 기준)로 노키아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프랑스의 대표 일간지인 르피가로는 최근 "삼성이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 사젬 노키아 등을 따돌리고 선두(금액 기준)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싣고 "삼성은 고급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을 겸비한 휴대폰으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고 격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