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자체 전형案' 추진..변별력 없는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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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선택과목간 최고점 격차가 최대 37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대학에도 비상이 걸렸다. 점수차가 어느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 같은 맹점을 보정하기 위해 뒤늦게 수능성적 활용방법을 바꾸려는 대학도 늘고 있다.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제 도입으로 인한 혼란에 대학별,학과별 입시전형 방법까지 확정되지 않자 입시컨설팅 등으로 몰려 컨설팅받는데 '빽'까지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대학들 점수반영방법 바꿔=이화여대는 수능 탐구영역의 성적 반영을 위한 공식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대는 당초 언어 수리 외국어는 백분위를 그대로 활용하고 탐구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변환해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백분위 활용 공식은 입학원서를 받기 일주일 전인 15일에도 정하지 못한 것.
이대 입시 관계자는 "이번 수능 성적 결과를 보니 탐구영역에서는 표준점수와 문제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고 백분위도 들쭉날쭉하다"며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기 위해 탐구영역 점수 산출공식을 만들어 조만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 산출 공식을 공시하지 않은 몇몇 대학도 이대와 같이 수능 성적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공식을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는 수능성적 반영방법을 바꾸기보다 논술,면접 점수의 반영폭을 넓혀 표준점수로 인해 피해를 본 학생들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건국대 안희돈 입학처장은 "이미 수능성적 산출방법과 공식이 모두 공시된 상황에서 이를 바꾸기는 늦었다"며 "논술이나 면접고사의 점수폭을 늘려 수능 성적을 잘 못받은 학생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 극심한 혼란=성적 통지 이후 술렁이고 있는 일선 고교 3학년 교실은 더욱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진학지도 교사와 수험생들은 '당혹감'을 애써 가라앉히며 대입전략 마련에 분주한 표정이다. 한 학생은 "예년과 정시모집 일정 등은 다를 바가 없으나 대학별 전형방법이 다양해져 대입지원전략을 짜는데 '시간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남대 사대부고 3학년부장 김상돈 교사는 "학생들의 점수를 전년도 배치표와 비교해 입시지도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비교할 대상이 없다"면서 "사설 입시기관에서 배치기준표가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전문적인 입시컨설팅 업체엔 학생들이 줄을 섰다. 대표적인 컨설팅 업체인 김영일 컨설팅의 김영일 대표는 "성적이 발표된 지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미 백여통의 전화를 받았다"며 "예약은 이미 수능전부터 꽉 차있어 더 이상 상담예약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명학원의 평가실장이나 강사들에겐 상담을 해달라고 빽까지 동원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