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평생의 업으로 삼고 있는 문인들은 왜 문학의 길을 선택했을까. 소설 쓰기가 재미있어 문학을 하게 되었다는 이, 내가 문학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는 이,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쓴다는 이 등 다양한 대답이 나온다.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열화당)는 고은 신경림 조정래 황석영 김주영 공지영 안도현 등 우리 시대 대표적인 문인 71명이 문학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 문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은 무엇인지를 진솔하게 밝힌 책이다. 한 시대의 사상과 정서를 담아내는 문학작품이 탄생하게 된 작가의 '내밀한 문학사(文學史)'이자 '자기고백록'인 셈이다. 소설가 황석영은 "글 쓰는 일은 아직도 나에게는 사랑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사랑은 나를 죽을 때까지 지치지 않게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나의 실천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언제나 앞서가고 있잖은가"라고 말했다. 시인 안도현은 "글을 쓰는 일은 외롭기 때문에 아름다운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문학하는 일은 헛것에 대한 투자임이 분명하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헛것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쫓아가는 동안 나는 시인이다"라고 토로했다. 소설가 배수아는 "글쓰는 것은 내면의 자유를 지향하는 일이다. 내면의 세계를 넓히고 자신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일은 다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쾌락을 준다"고 털어놨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