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솔루션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관심을 끄는 분야가 있다.


바로 기업의 업무 절차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생산성을 높여주는 업무절차관리(BPM) 시장이다.


1990년대 후반의 전사적자원관리(ERP) 붐에 비길 정도는 아니지만 제법 굵직한 BPM 프로젝트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는 BPM 시장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BPM 초기 시장 창출에 성공


BPM이란 조직의 업무 처리과정(business process)을 자동화하고 눈에 보이도록 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회사 전체의 업무를 쉽게 통합하게 해주는 기업용 솔루션이다.


모든 임직원의 업무 절차를 정형화·표준화해 관리자가 업무 진척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BPM은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백억원 남짓이던 시장 규모는 올해 2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3∼4배로 커질 것이란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단 '초기 시장 창출'엔 성공한 셈이다.


게다가 LG전자 동부그룹 등 대형 프로젝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PM 업체인 미라콤아이앤씨가 지난달 기업용 솔루션 행사 'EMF 2004'를 진행하면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30여개 기업이 내년 BPM 도입을 추진중인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국내 BPM 시장은 핸디소프트 미라콤아이앤씨 등 국내 기업들을 비롯 파일네트 스태프웨어 IBM 마이크로소프트 BEA시스템즈 등 외산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저가 수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공공 프로젝트 잇따라


올해 가장 주목받은 건은 핸디소프트가 수주한 LG전자 BPM 프로젝트다.


상반기 중 관리부서 등 단위업무 프로젝트로 출발했다가 하반기 들어 전사 프로젝트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BPM 프로젝트라는 말까지 듣게 됐다.


미국 법인을 통해 해외 BPM시장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핸디소프트는 지난해에도 삼성중공업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시장에 뛰어든 미라콤아이앤씨는 하이닉스반도체(법제업무)와 파워콤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회사는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전문가들을 BPM 기술고문으로 영입했다.


미국 업체인 파일네트는 외환은행 삼성화재 대구은행 하나은행 등 금융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BPM은 최근 공공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에너지관리공단 등이 연이어 BPM 프로젝트를 도입키로 했다.


이 밖에 동부그룹은 BPM을 '실시간기업(RTE)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도구'로 삼고 내년부터 주요 계열사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BPM업계 한 관계자는 "2005년까지 전세계 대기업의 90% 이상이 기업 신경시스템으로 BPM을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도입 시기가 빠르든 늦든 BPM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