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2,3세 경영 본격화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업계에 2,3세 경영체제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5일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이 장남인 정지선 부회장(32)에게 주식 2백15만주를 증여, 최대주주가정 회장에서 정 부회장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10월에도 현대백화점 지분 4.3%(95만주)를 정 부회장이 지분 50%를 소유한 단체급식 전문업체인 현대지네트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본인이 직접 보유한 백화점 지분 15.72%에다 현대지네트 지분 4.3%를 합쳐 20.02%를 확보하게 됐다.


정 회장은 또 지난달 정 부회장의 동생인 차남 정교선 그룹경영관리팀장(부장·30)에게 현대백화점H&S 주식 56만주를 증여해 정 회장의 지분이 13.23%로 줄고 정 팀장의 지분은 10%로 늘었다.


이같은 지분 변동으로 정 회장은 백화점을 장남인 정 부회장에게, 백화점 특수판매와 여행업을 맡는 현대백화점H&S는 차남인 정 팀장에게 넘기는 수순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와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을 나온 정 부회장은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들어와 기획실장 이사 부사장을 거쳐,지난해 1월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주식증여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롯데는 지난 10월초 기존의 경영지원본부를 폐지하고 정책본부를 신설,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49)을 정책본부장으로 격상시켰다.


그룹 실세로 불렸던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과 김병일 롯데호텔 사장은 각각 해외사업부문장과 부본부장으로,장잠태 롯데호텔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2세 체제 구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롯데,현대와 달리 신세계는 지난 2000년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씨(36)가 경영지원실 부사장을 맡은 후 급속한 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사에서 원로급 인사들이 대거 물러나 2세 경영체제가 앞당겨 구축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2,3세 오너경영인들이 경영전면에 나섬으로써 유통업계는 변화의 바람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장에 50,60대 임원급 인사들은 초긴장 상태다.


'유통업계의 공기업'으로 불렸던 롯데는 최근 그룹 원로나 실세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옷을 벗어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롯데호텔에서 시작된 희망퇴직자 접수가 이달초 롯데쇼핑으로 확산되고 있는게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현대백화점도 긴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정 부회장이 지난 2001년 기획실 이사에서 2003년 총괄부회장으로 숨가쁘게 승진하는 동안 간부급 사원 30%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현대백화점 간부는 "지난해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전환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