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서 '백기사' 역할을 했던
SK㈜의 국내외 거래협력업체,지역 상공인,채권금융회사 등이 잇따라 SK㈜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앤큐리텔이 1천억원을 들여 SK㈜ 주식을 취득키로 한 데 이어 채권금융회사,해외 협력업체 등이 잇따라 SK㈜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SK㈜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공동 결의하지는 않았지만 각 금융사들이 지난해 수준으로 SK㈜ 주식을 취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정유공장이 소재한 울산의 상공계와 시민들은 지난달부터 'SK㈜ 주식 사주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부산과 인천 상의 등에도 협력을 요청했다.
◆주총 앞두고 주식 다시 매입
SK의 협력업체와 채권단은 지난해 말 SK㈜ 주식을 취득해 올 3월 정기주총에서 SK가 소버린측에 판정승을 거두도록 지원했다.
이후 정기주총을 전후해 일부 지분을 매각했으나 소버린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펴자 최근 다시 주식 매입에 나서고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해 12월 3백54억원을 투입해 SK㈜ 주식 1백26만9천4백20주(0.98%)를 사들인 뒤 주주명부 폐쇄 뒤인 올 1월 8∼9일 이틀에 걸쳐 전량 매각했다.
주요 채권단인 신한은행과 산업은행도 지난해 말 SK㈜ 주식을 1.75%씩 샀다가 올해 초 0.88%와 1.33%를 처분했으나 최근 지분 매입을 통해 지난해 말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1.91%를 취득한 뒤 그대로 보유했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추가로 SK㈜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SK의 해외 협력업체인 일본 이토추상사도 지난해 말 0.5%였던 SK㈜ 지분을 0.26%까지 낮췄다가 최근 다시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SK 백기사 기대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SK측의 경영권 방어를 도와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반면 투자로 인한 위험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 관계자는 "협력업체 등에 주식을 매입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지만 각사가 자발적으로 주식을 취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지만 SK㈜ 경영권을 외국계 공세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태웅·김인식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