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웃속으로] (4) 국내기부 '기업편중' 지나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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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보다는 기업인이,단체보다는 개인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사회공헌 문화가 성숙하려면 개인들의 참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등 '나눔문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사회기여 활동은 기업이나 단체에 편중돼 있어서다.
우리 사회공헌의 '집단주도' 경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최근 내놓은 '2003년 45개 회원국 기부현황 비교'에서도 드러난다.
모금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4조9천6백32억원을 모아 미국,캐나다,일본,중국에 이어 5위에 랭크됐다.
외형상으로는 '탑5'에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구체적 내역으로 들어가면 상위권 나라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한국의 경우 개인 기부 비중이 전체의 20%(2백76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회원국 평균(69.5%)을 크게 밑돈다.
기업 단위의 고액기부가 절대적이어서다.
반면 기부문화 선진국인 미국은 개인 기부 비율이 75%(3조원)를 넘었다.
일본의 경우도 개인 기부액이 우리나라 전체 모금액보다 많은 1천5백21억원에 달했다.
홍콩(90%),대만(59%),싱가포르(81%)등 아시아 다른 회원국들도 개인 기부가 절대비중을 차지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효진 과장은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기부액수가 두드러지게 커지고 있지만 대기업 공공기관 사회단체등 단체 기부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전체 모금액을 총 인구로 나눈 1인당 기부금도 2천8백13원(7위)에 머무는 등 전체 기부액의 증가세에 비해 개인 기부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용성 상공회의소 소장은 "최근들어 사회적으로 유독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에 대해 기대들이 많지만 기업의 사회환원은 직접적인 기부나 자선행위 외에 여러 형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국가사회의 일원이므로 경제적 사회적 기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활동 자체가 수출 증대와 고용창출,기술발전 등 국민경제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인만큼 기업활동 자체가 가장 우선된 사회 기여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사회환원의 주체가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많지만 기부는 기업보다 여유있는 기업인이나 개인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지 소로스,빌 게이츠 같은 이들도 기업이 아닌 개인 차원에서 기부하며,포드재단이나 카네기재단,록펠러재단 등도 기업인이나 그 가족이 출연한 재단이라는 것이다.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철희 교수는 "아직까지 우리 기부문화는 비정기 기부와 기업등 단체 기부가 주를 이루지만 갈수록 정기및 개인 기부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