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김관중 판사는 1일 위조여권으로 국내에 들어온 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중국동포 윤모씨(40)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거액을 주고 산 위조여권으로 입국한 사실이 들통날까봐 지병인 고혈압을 치료받거나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과로한 점이 인정된다"며 "과로 누적으로 고혈압이 악화돼 뇌경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장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다면 업무로 인한 질병에 걸린 근로자가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최은배 판사도 불법 체류 중 임금 체불 스트레스로 뇌경색에 걸려 쓰러진 중국동포 김모씨(54)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