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 'M&A 바람' 다시 부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7일 발표된 K마트와 시어스 합병으로 미국 유통업계에 신생 공룡 월마트를 견제하기 위한 짝짓기가 활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통업계는 지난 10년간 다른 업종과 달리 상대적으로 인수합병(M&A) 바람에서 비켜서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K마트가 1백15억달러에 시어스를 인수한다는 발표와 관련,공급과잉에 직면한 미국 유통 업체들이 통폐합을 꺼려온 이유는 주식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으나 이것이 기우였음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합병 소식이 전해진 17일 시어스 주가는 17%나 폭등하고 K마트도 7% 이상 올랐다.
미국 유통업계는 1990년대 호황기를 거치면서 2003년 매장 수가 14만8천개로 7년 전보다 56%나 늘었으나 이후 소비가 줄고 월마트의 시장 지배력이 커져 현재 공급 과잉 상태다.
미국에는 10대 유통업체 외에 치코,아메리칸 이글같이 수백개 점포를 가진 유통 체인이 수백개 있으나 2003년 말 현재 월마트의 유통업 점유율은 8.9%에 달했다.
미국인 한명이 1백달러어치 장을 보면 이중 9달러는 월마트에서 쓴다는 계산이 나온다.
K마트도 고사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월마트 1호점이 문을 연 1962년만해도 K마트는 2백50개 매장을 가진 미국 최대 유통업체였으나 지금은 위상이 완전히 바뀌어있다.
K마트는 법정관리를 갓 졸업했고 월마트는 세계 최대 유통 체인이다.
K마트와 시어스를 합치면 매장 수는 3천여개로 월마트와 비슷해지지만 매출은 5백82억달러(직전 회계연도)로 월마트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K마트와 시어스의 대주주인 헤지펀드 ESL의 회장으로 이번 합병을 진두지휘한 에드워드 램퍼트는 "합병 시너지 효과로 2억달러의 추가 이익을 얻고 3년간 3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마트는 지난해 5월 헤지펀드 ESL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시어스는 매출이 답보상태를 보이며 올해 9월 말까지 6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ESL은 K마트 지분 53%,시어스지분 14.6%를 갖고 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