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컨설팅업계가 '제3의 특수'를 맞고 있다.


1998∼99년의 '구조조정 특수',2000∼2001년의 '정보기술(IT) 특수'에 이은 '성장전략 특수'다.


재계의 관심이 온통 '성장엔진 발굴'에 맞춰지면서 이를 자문해 주는 컨설팅업계도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베인앤컴퍼니 AT커니 모니터컴퍼니 등 외국계 전략컨설팅 업체들의 요즘 인력활용률(utilization rate)은 80%.파트너(임원)급을 제외하면 소속 컨설턴트의 거의 전부가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는 셈이다.


비수기인 연말의 인력활용률이 평소 40∼50%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호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규모 자체가 지난해에 비해 50%가량 커졌다"며 "IT 컨설팅 업무가 절정을 이루던 2001년 당시보다 나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존 인력을 풀가동해도 사람이 모자라자 컨설팅펌들은 앞다퉈 사람 늘리기에 나섰다.


대부분 회사들이 지난해에 비해 신규 채용 규모를 50% 이상 늘려잡고 있는 것.그러나 당장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들을 확보하지 못해 안달이다.


컨설팅업계에 호황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국내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성장전략 찾기'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강성 노조 문제 등으로 당분간 국내에서의 성장은 어렵다고 판단,주로 해외 진출 전략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있다.


컨설팅업계의 가장 큰 고객인 삼성과 LG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글로벌 넘버1 전략'이 주요 프로젝트다.


다른 대기업들도 인도 베트남 등 신규 시장에서 마케팅 및 영업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이 제한적인 통신업계는 신규 서비스 및 콘텐츠 개발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금융계는 통합마케팅 상품결합 등 업종간 경계를 허무는 컨버전스를 통한 성장 전략을 짜는 데 컨설팅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고객사들이 회사의 전략기능을 아예 아웃소싱한다는 개념으로 단골 컨설턴트를 택해 1∼2년씩 장기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호황은 컨설팅업계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