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또다른 얼굴… 경제범죄가 는다] 금융ㆍ보험사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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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경찰서는 지난달 말 장기보험 8개에 가입한 다음 남편과 2살짜리 아이까지 동원해 고의로 차사고를 내는 수법으로 7차례에 걸쳐 1억6천만원을 가로챈 김모씨(37·주부·인천시 서구)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장기불황의 여파로 보험사기가 지능화,기업화돼 가고 있다. 가족·친지까지 끌어들인 '패밀리 비즈니스'형에서부터 '빈 컨테이너 수출''기업형 자해공갈단''자살사고를 위장한 교통사고'에 이르기까지 기상천외한 유형이 등장하고 있다. 무역업체인 M사 대표 손모씨(28)는 올 초 이집트에 있는 11개 수입업체와 총 1백60만달러(약 18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후 손씨는 서류상으로만 화물을 선적한 것처럼 꾸민 후 빈 컨테이너를 보내는 수법으로 이집트에 있는 9개 수입업체로부터 총 96만달러(약 11억원)를 송금 받았다.
손씨와 수입계약을 체결하고 결제대금을 보낸 이집트 수입업체에서는 컨테이너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후 수출업자,운송인,적하보험자 등에 클레임을 제기했다.
적하보험자인 S보험사는 보험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수출업자 손씨가 상품공급업체인 A사에 4천만원의 커미션을 주고 수출 관련 서류를 위조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출 간소화 절차에 따라 검정기관의 화물 확인이 없어도 컨테이너 봉인만 확인되면 운송된다는 점을 악용한 보험사기였던 셈이다.
충돌조,탑승조,합의조로 분업화된 '기업형 보험사기'도 잇따르고 있다.
이들 기업형 자해공갈단은 고의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후 피해자의 약점을 악용,거액의 합의금을 받아 챙겼다. 기업형 자해공갈단은 지난 5월 김해시 인제대학교 앞에서 피해자가 음주운전하는 사실을 확인한 후 앞지르기를 했다. 이후 음주운전 차량 앞에서 갑자기 급정거를 해 교통사고를 유도했다.
이후 보험사기단은 피해자의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서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총 40회에 걸쳐 2억2천만원을 갈취했다. 특히 이들은 고의로 사고를 내는 '충돌조',피해차량에 탑승하는 '탑승조',형사합의를 주도하는 '합의조',병원에 입원시키는 '입원조' 등으로 구성될 만큼 전문화 분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