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4일 1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미국 대선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리로 신속하게 마무리됐지만 최근 5일간 50포인트 급등한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부시 수혜주'로 꼽혀온 굴뚝주의 선방과 '케리 수혜주'로 거론돼온 정보기술(IT)주의 급락 양상이 뚜렷하게 대조를 이뤘다. ◆'부시주' 선방 '부시주'의 대표주자격인 철강주는 이날 지수 급락을 방어하는 지지선 역할을 했다. 철강업종지수는 0.77% 하락에 그쳐 종합주가지수 하락률(1.14%)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특히 중소형 철강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동부제강이 4.24% 급등했고 동국제강도 1.81% 올랐다. 비철금속 업종의 고려아연도 6.78% 상승했다. 부시의 재선으로 '달러 약세-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현대중공업(4.80%) 한진해운(3.65%) 대우조선(1.83%) 등 운송 관련주들도 동반 급등했다. 전통적 굴뚝주 가운데 하나인 정유주도 S-Oil이 1.50%,LG칼텍스정유를 자회사로 거느린 GS가 0.42%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SK㈜의 경우 1.83% 떨어졌지만 미국 대선보다는 최근 경영권 공방의 여파가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케리주' 혼조 반면 케리 수혜주는 이날 명암이 엇갈렸다. IT주는 업종 전체적으로 2% 가까이 급락하며 종합주가지수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1.54% 내렸고 LG필립스LCD하이닉스도 각각 3∼4% 이상 떨어졌다. 반면 부시의 재선으로 타격이 예상됐던 줄기세포주는 의외로 초강세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줄기세포 연구 지원 주민발의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부시 재선'에 따른 부담을 털어냈다. 산성피앤씨조아제약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마크로젠은 7.84%,선진은 4.87% 올랐다. 산성피앤씨는 줄기세포를 통해 세포치료를 연구하는 '퓨처셀뱅크' 지분을 20% 이상 갖고 있다는 점이,조아제약은 돼지 복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각각 호재로 부각됐다. ◆업종 내 옥석 가려야 전문가들은 부시의 재선으로 당분간 '굴뚝주 유리,IT주 불리'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2000년 부시가 당선된 이후 1개월간 미국 업종별 성적표를 보면 담배,건자재,석유정제 등은 10% 넘게 급등한 반면 컴퓨터 전자제품,인터넷 소프트웨어,자동차 부품 등은 최고 30% 넘게 급락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시 재선에 따른 영향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업체의 경우 수출 주도라는 점에서 부시의 시장친화적 무역정책이 케리 후보 당선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