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든 恨 '제비'되어 날다.. 국립창극단 29일부터 해오름극장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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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간의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29일 재개관하는 국립극장이 개막작으로 국립창극단의 창작창극 '제비'를 29일부터 11월3일까지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린다.
'제비'는 조선중기 임진왜란 직후 조선통신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경식이 왜란당시 실종된 줄 알았던 자신의 아내 '제비'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 작품.전쟁의 폭력앞에 희생된 개인의 사랑과 자유,선택의 문제를 우리의 전통가락속에 담아 냈다.
판소리를 주 선율로 하면서 정가,제주 서우젯소리,범패,민요 등 다양한 한국의 전통 음악들을 곳곳에 집어넣었다.
'제비'는 국립극장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연출가 이윤택의 첫 창극 연출작이기도 하다.
이씨는 "창극은 서양의 오페라나 뮤지컬에 견줄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자산"이라며 "판소리의 예술성과 드라마의 대중성을 무대 미학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창극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안숙선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직접 아리아를 만들고 주인공 제비 역을 맡아 열연한다.
전통 국악의 현대화 작업에 앞장서 온 작곡가 원일(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이 작곡을,중견 무대미술가 이태섭(용인대 연극과 교수)이 수묵화에 바탕을 둔 인상적인 무대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용부가 안무하고 사물놀이의 명인인 이광수,제주 무속인 정광철 등 내로라하는 '쟁이'들이 대거 참여한다.
주인공 제비 역에는 안숙선 예술감독 외에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유망주인 김지숙(31) 박애리(28)가 더블 캐스팅됐다.
김지숙은 2000년 베세토 연극제인 '춘향전'에서 춘향 역을 맡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신세대 소리꾼이다.
국립창극단 막내인 박애리는 2000년 '배비장전'에서 아랑 역으로 끼와 실력을 인정받았다.
제비의 남편 이경식 역은 국립창극단의 형제 소리꾼인 왕기철·왕기석, 남상일과 김학용이 맡는다.
안숙선 예술감독은 "서양에 오페라 '나비 부인'이 있다면 한국에는 창극 '제비'가 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02)2280-4115~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