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정부가 충청권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어떤 보따리를 풀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충청권 수습책으로는 △신행정수도 예정지(공주·연기지구)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과 △부동산시장 혼란 방지책으로 크게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신행정수도 예정지 대체수단으로는 미래형 혁신도시(공공기관 집단이전 단지)를 연기·공주지구에 조성하거나,최소한 충남지역에 허용하는 방안이 맨 먼저 꼽히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충북 음성·진천지구가 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에서 탈락하자 당초 방침을 바꿔 충북에도 혁신도시를 허용키로 한 사례가 있는 만큼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기업도시(민간 복합도시)와 관련,충청권 배제원칙에서 '충청권 허용'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패닉상태에 빠져든 충청권 부동산시장 안정대책도 관심거리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따라 공주·연기지구 주변의 토지거래특례지역 지정이나 개발 및 건축행위 제한조치는 위헌 결정이 내려진 22일자로 즉각 해제됐지만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개별법에 따른 규제는 여전히 발효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신행정수도 건설계획 무산과 관계없이 충청권에 대한 각종 규제를 원칙대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해당 지역의 집값·땅값이 안정돼야 해제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규제를 조기해제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시장 동향을 감안할 때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으로 집값·땅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큰 만큼 결국 충청권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조만간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 '충청권 대책'이나 12월에 발표될 한국판 '뉴딜정책' 등에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 규제완화책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