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이홍권 부장판사)는 19일 167억여원의 국민주택채권을 증여받은 뒤 71억여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된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40)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과벌금 60억원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재판부는 재용씨가 받은 채권 중 73억5천만여원은 1심대로 아버지 전씨의 비자금으로, 나머지 돈은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원심 판단을 뒤집고 외조부 이규동씨가증여한 것으로 각각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결혼 전부터 아버지 전씨 계좌에 있던 자금이 채권매입에쓰였고, 전씨가 구속돼 있을 때 자금 흐름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73억5천만여원의 실질적 증여자는 아버지 전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머지 93억여원에 대해 "전씨로부터 증여받은 의심이 들지만 같은 날같은 종류의 채권이 입고됐다는 점만으로 증여자가 같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러나 채권을 외조부로부터 받았고 제3자가 거액을 무상 교부한다는 것은 납득할수 없어 증여자를 외조부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원심을 깨고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어 "결혼 축의금을 늘린 것이라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데다 설사 93억여원의 나머지 채권을 외조부로 받지 않았다고해도 조세 포탈 죄를 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자금이 국민의 지탄을 받은 부친의 재산 형성 과정에서 나왔고 추징을 피하기 위해 은닉하는 데 일조한 것은 죄질이 나쁘지만, 수증자입장이었고 벌금과 추징금을 내면 남는 게 없는 데다 오래 구금 생활을 한 점을 감안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용씨는 2000년 12월말 외조부 집에서 이씨로부터 167억여원(시가 119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받고도 이를 감춰 71억여원의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1심에서 73억5천만원만 '전두환 비자금'으로 인정돼 32억5천만원의 증여세포탈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벌금 33억원이 선고됐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