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버디,호형호제….' 15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주우식 IR팀장(전무)이 동원한 표현들이다. 주 전무는 지난 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도 시종 여유있는 표정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3분기 기업경영 환경이 무척 어려웠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2분기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어디 '진공관'속에서 기업활동을 합니까. 어려운 경영여건에서 이만큼 실적을 올린 것은 충분히 평가할 만한 일입니다. 주 전무는 "시장에선 빨라야 내년 중반에 가서야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겠지만 삼성전자는 어떠한 난관도 돌파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사업 전망에 대해선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연간 10% 정도 성장하는 데 비해 삼성전자는 올해 판매량을 지난해에 비해 54%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며 "이에 따라 2위 모토로라와 '호형호제'하게 될 정도로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특히 고가·프리미엄 휴대폰을 앞세우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유럽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E800(휴대폰 모델명)' 같은 제품은 골프로 치면 '버디'를 낚는 것과 같고 삼성전자는 이런 제품들을 앞세워 'US오픈'과 같은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정도의 성과를 올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 전무는 또 내년 사업계획의 방향에 대해 "사업계획을 최종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라며 "거시경제 상황,IT 경기변동,고유가 등을 감안하면 여건이 만만치 않아 비용절감 등의 다각적인 대책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나 내년에 자사주 매입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익 규모를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내년에도 일정한 정도의 자사주 매입은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