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미국시장의 급락에도 강하게 버텼던 한국증시가 12일 급락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외국인과 프로그램매매가 팔자에 기울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3.4분기 실적 시즌을 맞은 만큼 당분간 지수의 약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내다봤다. ◆ 급락하는 증시 지난주말 미국시장의 지수들은 일제히 떨어졌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8.55 포인트 (1.47%) 하락한 1,919.97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70.20 포인트 (0.69%) 떨어진 10,055.20으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500 지수는 8.51 포인트 (0.75%) 내린 1,122.14로 각각 마감했다. 9월 신규고용이 9만6천개 증가하는 데 그쳐 월가의 일반적인 예상치 15만개에미달했다는 소식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국제유가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전날 한국시장은 강하게 버텼다. 예상과 달리 종합주가지수가 0.27포인트(0.03%)가 떨어지는데 머물렀다. 그래서 한국시장이 비교적 탄탄한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이런 낙관은 하룻만에 끝났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파죽지세로 내려가기 시작해 오전 11시19분 현재 전날보다 22.23포인트나 급락한 858.88을 나타내고 있다. ◆ IT경기 불안감으로 지수하락 '수급이 펀더멘털에 우선한다'는 증시 격언이 있다. 그러나 수급도 펀더멘털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근원적으로 개별종목의주가와 개별종목이 합쳐진 지수는 경기 사이클에 따라 움직이거나 미리 반영해 방향을 잡게 된다. 오늘 지수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은 IT경기에 대한 우려로 꼽히고 있다. 특히 LG필립스LCD의 실적악화가 충격을 줬다. 이 회사의 3.4분기 매출은 1조8천7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6% 감소했다.영업이익은 66.8%가 줄어든 2천560억원,순이익은 58.5%가 감소한 2천910억원이었다. 투자자들은 이제 한국증시의 간판주인 IT종목들의 실적악화를 실감하기 시작한것이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분야의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 국제유가의최고가 경신 등 악재들이 그동안 수급개선에 의해 묻혔다가 이제서 다시 드러나고있다"면서 "외국인들도 지수가 상승하면서 이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어제 빠지지 않은 것이 오늘 하락하는 것"면서 "그동안 조정 사유가 있었지만 수급여건으로 반영되지 않다가 오늘 외국인들의 매도와 함께 프로그램 매도세로 인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앞으로 지수전망은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수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적 불안감, 국제유가 고공행진, 외국인 매수세 약화 등을 감안하면 주가가 오를 이유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도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제외하면 그렇게 강화된 상태가 아니며 매수쪽에서 관망세가 강한 정도의 수준"이라면서 "더욱이 국제자금도 중국 수혜를 입고 있는 아시아쪽에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종합주가지수는 3.4분기 실적시즌을 거치면서 830선까지 내려갈수 있다"면서 "그 이후의 방향은 실적 전망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이번주 지수는 계속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지수 폭락보다는 완만한 조정이 예상되며 실적 발표내용에 따라서는반등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더욱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다음달에는 800선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내년 1.4분기에는 700선이 붕괴될 수도 있다"면서 "경기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