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1:38
수정2006.04.02 11:42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주말 배럴당 53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의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OPEC 산유량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3국의 석유장관들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전시회 및컨퍼런스'(AIDPEC 2004)에 참석, 일제히 증산 약속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OPEC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수요증가, 나이지리아 파업,멕시코만 석유정제시설의 복구작업 지연 등으로 수주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돌파하는 등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꺾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의 증산 약속= 끝모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고유가를 잡기 위해 OPEC이 약속한 것은 공급확대다.
세계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라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하루 150만-200만배럴의 예비생산능력을 유지하겠다"며 "현재 950만배럴인 하루 석유생산량을 필요하다면 1천100만배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미 장관은 "황화물이 혼합된 사워 오일의 경우 하루 50만배럴을 생산하지만팔리지 않는다"면서 정제업자들의 기술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드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북부지역의 석유생산시설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이 끝나면 하루 20만배럴을 추가, 생산량을 270만배럴로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UAE의 오베이드 빈 사이프 알-나시리 장관도 "우리나라를 포함, 6개 걸프만 국가들이 생산확대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자쿰 유전개발 등을 통해 2006년까지 하루 생산 규모를 350만배럴로 100만배럴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약발 먹힐까= 하지만 OPEC의 이같은 노력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멕시코만의 공급업체들이 잇단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아직 복구작업을 진행중인데다 나이지리아에서의 분규와 국제수요는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OPEC의 하루 생산량은 이미 3천만배럴을 넘어서 한계치에 달한 상태고중동에서의 안보불안, 이라크에서의 파괴행위 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은 이날 이같은 점을 들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몇주내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런던 인베스텍 증권의 브루스 에버스는 "미국 석유가격이 다음달 배럴당 60-70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으며 ABN암로의 존 브래디는 "상황이 바뀐게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아직도 제한된 공급, 제한된 예비생산능력이라는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셰이크 아흐메드 쿠웨이트 석유장관조차도 "문제는 OPEC와 생산부문이 아니라정치적 요소로 야기된 국제적인 이해관계"라고 말해 OPEC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음을인정했다.
(서울=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