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의 힘' 믿어볼까 ‥ 업종대표주 중심 매수세 당분간 이어질듯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면서 '기관 러브콜 종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하나로텔레콤(통신) CJ홈쇼핑 주성엔지니어링 LG홈쇼핑 엠텍비젼 디엠에스 등이 대상이다.
이들 종목의 경우 외국인들이 차익을 실현하고 있음에도 '기관의 힘'으로 주가 상승폭을 키워 가는 모습이다.
◆외국인 매물 소화하는 기관
국내 기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연일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11일 코스닥시장에서 55억여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순매수다.
국내 기관들은 외국인들이 1천3백2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지난 8월과 9월 사이 불과 1백3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7월엔 9백6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까지 무려 5백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백14억원,외국인은 1백84억원의 '팔자'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기관들이 이 물량을 받아내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팔아도 주가 '꿋꿋'
기관들의 장세 안전판 역할에 힘입어 '외국인 지분 감소'라는 악재에 노출된 종목들도 탄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엠에스와 주성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외국인들은 코스닥시장 등록 이전에 확보했던 디엠에스 지분을 등록 직후 대거 시장에 내다 팔았지만 기관들이 매물 대부분을 소화했다.
등록 직후 8.22%이던 외국인 지분율은 8일 현재 0.46%까지 급감했다.
하지만 기관은 반대로 지분을 7.0%까지 높였다.
같은 기간 주가도 올라 상승률은 3.9%로 계산됐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사정은 비슷하다.
기관은 지난달 20일부터 순매수세로 전환,8일까지 3.7%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지분율을 11.77%에서 11.52%로 줄였음에도 주가는 상승세다.
LG홈쇼핑과 엠텍비젼 역시 외국인 차익 매물을 이겨내는 양상이다.
'기관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홈쇼핑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들어 40.66%에서 37.48%로 낮아졌다.
반면 기관은 지분을 2.4% 늘렸고 주가는 6.4% 뛰었다.
엠텍비젼도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10월 들어 주가가 5%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기관이 매도에 나선 '라이벌' 업체 코아로직이 약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기관 매수 종목을 단기 투자 지표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기관의 매수 열기가 거센 만큼 당분간 주가를 떠받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기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매수 강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며 "연기금 등이 거래소에서도 옐로칩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만큼 코스닥 업종 대표주와 실적호전주에 대한 기관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