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초보자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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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보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다."
브라질 출신 작가 파울루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한 구절이다.
살다 보면 '초보자의 행운(beginner's luck)'을 경험할 때가 있다.
생전 처음 볼링을 했는데 이상하게 잘 맞고,도박판에서 닳고닳은 고수보다 초보자가 돈을 따는 식이다.
이런 기이한 운이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자아의 신화'를 찾도록 만드는 이유라고 연금술사는 귀띔해 준다.
하지만 초보자의 행운을 자신에게만 있는 특별한 재주라고 착각하는 순간 인생은 가혹한 시험으로 변질된다는 것이다.
잠언으로 가득한 이 우화소설은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지 4년 가까이 됐는데도 여전히 베스트셀러다.
영혼에서 갓 길어올린 듯한 보석 같은 구절들이 그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전후 폐허 더미에서 한국 경제는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나 자만하고 방심한 순간 성장의 엔진이 꺼져가는 혹독한 시험을 겪고 있지 않는가.
요행을 바라는 초심자가 아니라 도전하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다.
때마침 노무현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기업이 곧 나라",인도에선 "한국의 대표선수는 우리 상품"이라고 했다.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지만 모처럼 공감을 얻었다.
경제의 궁극목표가 국리민복(國利民福)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방법론의 극한대립 속에도 분명 길이 있으리라.
10월도 벌써 중순이다.
이번주에는 우선 8박9일 간 긴 출장을 마친 노 대통령의 귀국(12일) 일성이 주목된다.
기업인들의 기를 살릴 덕담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해본다.
하늘은 더 없이 높고 설악산에 단풍이 곱게 들었지만 산적한 경제문제 탓에 한가하게 감상할 여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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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