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상자 2억원' 사건을 조사중인 인천지방경찰청은 7일 안상수 인천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참고인 자격으로 인천경찰청에 출두한 안 시장에 대한 조사를 벌이다 오후 9시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입건,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그러나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 조사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안 시장측 변호인단의 요청에 따라 8일 0시 40분까지 10시간여동안 조사를 벌인 뒤 안 시장을 돌려 보냈다.


안 시장은 경찰에 출두할 때 굳은 표정과는 달리 조사를 받고 귀가할 때는 오히려 밝은 표정으로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서둘러 차에 올랐다.


경찰은 8일 안 시장에게 소환장을 보내 오는 9일 오전 10시까지 다시 경찰에 출두할 것을 통보해 안 시장이 다시 출석하는대로 보강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안 시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지만 건설업체 사장 이모(54.구속)씨 진술과 주변 정황으로 미뤄 안 시장이 이씨의 금품제공 의사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안 시장을 불구속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시장측 변호인 정인봉 변호사는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시장은 이날 경찰조사에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경찰의 추궁에 맞섰다.


굴비상자를 전달받은 시점과 관련, 안 시장은 "지난 8월 29일 중국 출장을 다녀왔을 때 동생으로부터 '28일 굴비상자가 전달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28일 전달받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8월 24일 오후 안 시장을 안 시장 자택 인근 카페에서 만난뒤 굴비상자를 여동생 집으로 전달했다"는 건설업체 사장 이모(54.구속)씨의 경찰진술과 이씨가 28일에는 광주에 있었다는 통화기록 등을 제시하며 안 시장을 추궁했다.


안 시장은 지역발전기금을 요구한 적이 있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는 "그것은 평소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자주 하는 얘기"라며 "이씨에게는 계열사 본사를 인천으로옮겼으니 인천사람들을 많이 고용하고 지역발전기금도 고려해 인천경제를 활성화해달라고 당부했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은 또 클린센터에 현금 2억원을 신고한 배경에 대해 "돈을 본 순간 '누군가 날 함정에 빠뜨리려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겁이 덜컥 나 앞 뒤 안 가리고 우선신고했다"며 "2억원이나 되는 거액을 자진신고한 것은 국내 첫 사례인데도 신고를한 부분보다는 왜 전달받았느냐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지에 여동생 집 주소를 적어주고 집 방향을 알려 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전달받았다면 내가 자진신고를 할 이유가 뭐가 있겠냐"며강하게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안 시장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재소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7일 건강상의 이유로 3차소환조사에 응하지 못한 시장 여동생을 8일 다시 소환, 굴비상자가 전달된 날을 다시 한번 조사해 안 시장 진술의 진위를 확인할 방침이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한상용.이준삼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