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로 진입하자 재테크의 기본수단인 정기예금의 매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시중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3.6~3.8% 수준이다. 따라서 은행에 1억원을 맡기면 이자에 붙는 세금(소득세.주민세 포함해 16.5%)를 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1년에 3백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손해'라는 지적이 전혀 과장된 말이 아니다. 하지만 재테크의 기본전략인 안전성과 수익성을 적절히 조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예금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재테크 전문가들도 "초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의 시대는 지나갔지만 위험관리를 위한 분산투자 차원에서 정기예금도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가령 여유자금의 60∼80%는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해외투자펀드 등 실적배당 간접투자상품에 투자하더라도 30∼40%는 정기예금에 분산,안정성을 도모하라는 것이다. 물론 정기예금을 고를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무턱대고 아무 상품이나 가입할 게 아니라 한푼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특히 일반상품보다 0.2%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더 얹어주는 이른바 '미끼상품(특판예금)'을 눈여겨봐야 한다. 또 은행마다 지점장 전결로 고시금리(기준금리)보다 0.1∼0.2%포인트 정도의 금리를 더 얹어줄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각 은행별로 대표적인 예금상품과 대출상품을 소개한다.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지난달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이후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평균 0.2%포인트 내리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연4%대 밑으로 떨어졌다. 현재 각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3.6% 수준.물론 영업점장의 전결금리를 고려하면 연3.8%까지 받을 수도 있다. 금리하락으로 예금고객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자 각 은행들이 4%대 고금리 특판 예금을 내놓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투신사 및 부동산 등으로 흘러간 자금을 다시 은행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하나은행은 지난 20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3%포인트 올린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을 내놨다. 1년짜리 정기예금에 1천만원 이상 가입하면 연3.7%,5천만원 이상 가입하면 연4.1%를 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은 최근 연4.0% 금리를 지급하는 'Yes 큰기쁨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한도 4천억원이 소진될 때까지만 팔며 최저 가입금액은 1천만원이다. 예금 잔액의 1백%까지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도 20일부터 여자 농구단 창단을 기념해 경기결과에 따라 금리를 최고 5.3% 받을 수 있는 'S-Birds 파이팅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내년 4월까지 열리는 겨울시즌 경기에서 신한은행 농구단이 우승하면 기존 적용 금리에 2%포인트를 추가로 얹어 준다. 준우승과 3위를 하면 1%포인트와 0.5%포인트를 각각 더 받는다. 씨티은행은 5천만∼5억원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를 연 4.1% 지급하는 '수퍼정기예금'(1년)을 판매 중이다. 조흥은행은 이달 말까지 인터넷으로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금리를 0.1∼0.2%포인트 더 얹어주는 '인터넷 공동구매예금'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은행 대출상품 시중금리 하락으로 대출고객의 이자부담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가계대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5%대 수준이다. 국민은행 'KB부동산담보대출'의 3개월 주기 변동금리는 연5.18∼6.10%이며 6개월주기 변동금리는 연5.16∼6.43%다. 기업은행 '파인장기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연4.5∼5.5% 수준이다. 우리은행 '뉴스피드 담보대출'의 경우 고정금리는 연7.0∼7.75%이며 변동금리는 5.23∼5.98%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시중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더 유리하다"고 권고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