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은행장 중ㆍ고교생 경제교육서 고난도 질문에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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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은행장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교육에서 예상외로 높은 학생들의 질문 수준에 깜짝 놀랐다.
김 행장은 23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이우학교(도시형 대안학교)에서 중·고등학생 2백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특강을 하다가 학생들로부터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스태그플레이션,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방안 등 '고난도' 질문을 받았다.
한 학생은 "한국의 자동차와 반도체는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금융산업은 그렇지 않다.
씨티은행이 들어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예속된다고 하는데 한국 금융기관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행장은 "은행의 신용도는 국가 신용도보다 높을 수 없는데 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보다 높다.
금융은 확률게임을 하는 시장인데 씨티는 2010년이 되면 1백년의 금융역사를 가지게 된다"고 우리 금융회사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우리도 많은 것을 경험했고 또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만의 강점을 잘 활용하면 한국,중국,베트남 등에서는 충분히 싸울 여건이 된다"고 답했다.
김 행장은 또 "금융의 기능은 자금결제,신용창출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금의 효율적 배분"이라며 "이를 위해선 영업을 잘하고 기술력이 높은 기업에 돈이 흘러들어 가게 해줘야 하고 부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서는 장부 기장이 편리해지고 위조지폐를 방지할 수 있으며 자기앞수표 발행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전산시스템을 바꿔야 하고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등의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장의 견해로는 신중하게,장기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과제"라고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글=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