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뮤지컬이 외국에서 문화상품으로 대접받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해외 뮤지컬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겠습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뮤지컬 '명성황후'의 흥행을 성공시킨 공연기획사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56)는 이같이 말했다. 제작비 18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현지에서 32회 공연으로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21억6천만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관객 비율은 현지인 86%,교민 14%였다. 한국 뮤지컬이 해외 공연에서 수익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측 수익 지분 1억8천만원은 사실 많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세계 3대 뮤지컬시장인 토론토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음으로써 캐나다 최대 공연기획사인 머비시로부터 다른 작품의 합작을 제의받았습니다." 에이콤은 머비시가 판권을 구입한 영국 뮤지컬 '위 윌 록 유'를 내년 중 서울과 토론토에서 공동 제작키로 합의했다고 윤 대표는 밝혔다. '명성황후'가 신선한 소재와 화려한 무대로 현지에서 좋은 평가를 받자 머비시측이 에이콤측의 제작 노하우를 도입키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공으로 '명성황후'의 샌프란시스코 공연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뮤지컬시장인 일본을 비롯 뮤지컬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러시아와 중국 등에 한국 공연물을 수출하기 위한 상담도 벌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브로드웨이 진출까지 모색 중입니다." 윤 대표는 한국의 제작 노하우와 자본을 투입하고 러시아인을 출연시키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명성황후'를 올리고 일본에서는 창작뮤지컬 '겨울나그네'를 공연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지난 70년 연극계에 입문한 윤 대표는 '그린 줄리아'(76년)를 통해 연출가로 데뷔해 '아일랜드'(77년)를 히트시켰고 91년 에이콤을 설립하면서 뮤지컬 분야에 뛰어들었다. '명성황후'는 그가 제작·연출한 첫 창작뮤지컬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