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 시대 열자] 제3부 : (2) '월가'에서 정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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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 11번가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NYSE)."미래에 투자하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 교사 등 각계 각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투자교육을 하고 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를 위해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5차례에 걸쳐 실시하는 5일짜리 워크샵 프로그램은 인기가 상당하다.
신청마감 훨씬 전에 정원이 차버려 올해도 당초 예정보다 25%를 더 받아 들였다.
강의 내용은 주식시세표 보는 법과 기업의 자본조달 절차등이 핵심이다.
강의는 물론 교육재료와 호텔숙박료는 모두 무료다.
NYSE의 교육담당 이사인 머레이 테텔바움은 "청소년을 현명한 투자자로 육성하기 위한 풀뿌리식 접근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간접적으로 투자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뉴욕주 채파쿠아시 호리스 그릴리 고등학교 상업선생인 잔느 허긴은 "여기서 얻은 지식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치투자의 대부격인 워런 버핏의 '세뱃돈' 얘기는 월가가 청소년투자 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그는 연초 아이들을 모아놓고 1백달러씩을 세뱃돈으로 준 뒤 1년 뒤 불려서 오라고 한다.
돈이 무엇인지,이자가 무엇인지,이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위험은 왜 따르는지를 스스로 깨닫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금융계는 조기 투자교육이 미래에 대한 투자로,월가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NYSE뿐 아니라 메릴린치 등 현지 주요 증권사들이 10대를 대상으로 교육을 앞다퉈 실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얼마 전 의회에 출석,"금융투자교육은 수학교육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월가뿐만이 아니다.
미국 투자자협회(NAIC)와 전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 같은 비영리 단체도 투자자교육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NAIC의 경우 회원들에게 권고하는 투자지침은 크게 4가지다.
첫째 시장 상황에 구애받지 말고 정기적으로 투자하라는 것.예컨대 일정금액을 한 달에 한 번씩 적립하라고 권한다.
둘째 배당금이나 양도 차익은 다시 투자하라.셋째 매출이나 이익이 동업종 평균보다 빨리 늘어날 수 있는 성장주에 투자하라.넷째 투자 대상 업종과 기업 규모를 다양화하라.NAIC 회원들의 월평균 투자액은 1백달러가 되지 않는다.
규모는 작지만 정석에 입각한 투자를 중시하고 있다.
NAIC가 1951년에 생긴 뒤 이곳을 거쳐간 회원은 5백만명을 넘는다.
3천5백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퇴직자협회(AARP)도 퇴직자들의 자산운용을 돕기 위해 다양한 교육 및 자료발간 활동을 하고 있다.
증권위원회(SEC)에서 추천하고 있는 전국 단위의 대표적 투자자 교육 기관만도 투자자교육재단 투자자보호트러스트 증권업협회 뮤추얼펀드협회 등 45곳에 이른다.
각 주 단위의 교육단체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투자자 교육이 청소년에서 출발,퇴직자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김성택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