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에 있는 고구려 유적 온달산성(사적 2백64호)을 찾아간다.


1천5백여년 전 고구려 25대왕 평원왕의 사위인 온달장군이 축성한 것으로 전해지는 온달산성은 해발 4백27m의 성산을 반달모양으로 휘감고 있다.


입구에서 산성꼭대까지는 7백m 남짓.쉬엄쉬엄 걸어가면 30분 정도면 도달한다.


그러나 길이 가팔라 정상에 다다를 때면 어느새 이마와 등줄기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힌다.


직경 10cm 정도의 조그만 화강석으로 촘촘히 지어올린 산성은 한눈에 봐도 단단함과 섬세함이 느껴진다.


1천5백년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당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데서 고구려인의 발달한 축성술을 짐작할 수 있다.


가파른 비탈을 이용해 성을 쌓아 성의 안쪽은 높이가 1∼2m밖에 되지 않지만 바깥쪽은 10m가 넘는 특이한 형태다.


성밖의 적들이 공격하기 매우 어려운 철옹성인 셈이다.


꼭대기에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면 한줄기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산성을 휘감아도는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소백산맥의 줄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산기슭에 자리잡은 전원마을은 평화롭기만 하다.


마을의 이름은 최가동.최고로(最)아름다운(佳)마을(洞)이라는 뜻이다.


단양에 가면 조선왕조의 개국공신 정도전의 얘기가 전해오는 도담삼봉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정도전의 호가 삼봉(三峰)인 것도 이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남한강의 맑고 푸른 물이 유유히 흐르는 가운데 강 한가운데 치솟은 3개의 봉우리와 하나의 정자(삼도정)는 절로 고즈넉한 느낌을 자아낸다.


퇴계 이황 선생은 이곳에서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별빛 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는 주옥같은 시 한수를 남겼다.


단양=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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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영동고속도로 만종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북단양IC로 나온 뒤 5번국도를 따른다.


다시 성진대교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영월방면으로 가는 도중에 온달관광지 매표소를 만난다.


성인 3천원,청소년 2천원,어린이 1천5백원.입장권 하나로 온달산성,온달동굴과 함께 온달장군에 대한 많은 자료가 전시된 전시실을 함께 둘러 볼 수 있다.


단양에는 특산물 마늘을 이용한 웰빙음식점이 많다.


군청앞에 위한 장다리식당(043-423-6660)은 마늘을 주재료로 한 마늘솥밥이 별미다.


오곡밥으로 지어내는 산채비빔쌈밥도 인기메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