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 상반기 세계 주요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판매신장률 3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톱5'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러시아 그리스 이스라엘 등 일부 시장에서는 도요타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세계 판매량은 1백58만7천6백36대로 작년 상반기의 1백43만2천3백46대에 비해 10.8% 증가했다. 이는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 가운데 닛산(13.1%) 도요타(11.2%)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인도 터키 등 해외공장의 생산 및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상반기 중 1백5만6천대를 판매,9.3%의 신장률을 보였다. 기아자동차 역시 53만1천2백대를 팔아 13.9%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했다. ◆국가별 1위 속속 등극 주력시장인 미국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지난 8월말 현재 28만3천6백4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 특히 쏘나타의 경우 7만3천8백여대로 무려 30% 증가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재고도 3개월 연속 하락해 지난 9월1일 현재 11만7천2백대로 적정재고인 3.5개월분보다 적은 3개월분 수준으로 낮아졌다. 유럽시장에서도 지난 8월까지 현대·기아차는 지난해보다 20%이상 증가한 29만여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그리스와 이스라엘에서는 도요타 마쓰다 오펠(GM계열)을 누르고 수입차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성장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8월 한달간 2천4백6대를 팔아 도요타 포드 르노 등을 따돌리고 지난 94년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아테네 올림픽 자동차부문 스폰서였던 현대차는 그리스에서도 지난달 2천2백13대를 판매,오펠과 도요타를 2,3위로 밀어내고 수위에 올랐다. 러시아 시장에서는 지난 5월 이후 수입차 시장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도요타를 밀어내며 3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3개월간 월 판매량에서도 도요타를 2천대 이상 앞지르며 누계에서도 2만8천1백75대로 도요타를 제쳤다. 지난해 10위에 그쳤던 호주에서도 8월까지 2만7천7백여대를 판매,전년동기 대비 36.9%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7위로 뛰어 올랐다. ◆한·일간 시장경쟁 치열 현대차의 약진과 더불어 일본업체들도 높은 판매증가율을 기록,세계 5위권으로 올라서기 위한 양국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의 경우 올해 신차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3% 늘어났음에도 불구,한국과 일본업체의 판매증가율이 15%에 달하면서 현지 메이커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언론은 최근 현대차가 미국 중국 남미 등지에서 일본메이커가 갖고 있던 소형차 시장을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혼다의 증가세를 상회하고 있다며 현대차의 약진에 '경계령'을 내렸다. 올해 5개 차종의 미국현지 생산에 나선 닛산도 초기품질조사(IQS) 조사에서 지난해 6위에서 11위로 떨어지는 등 공격적인 전략이 품질 저하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현대차의 급부상과 대조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력시장인 미국은 물론 유럽 러시아 중국 등지에서 고른 판매성장세를 보이며 내수부진을 만회했다"며 "올들어 세계 7위를 유지한 채 상위업체와의 격차를 조금씩 좁히면서 글로벌 톱5 달성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