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더 먼 것은 없고,내일보다 더 가까운 것은 없다." 카자흐스탄 속담이다. 속담이라는 것이 그 말을 쓰는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볼 때 '어제보다는 내일을,과거보다는 미래를 추구하는' 우리와 카자흐스탄 사람들의 정서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정서의 유사성 때문이었을까. 카자흐민족은 구 소련에 의해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당해 온 고려인들을 박해하지 않고 따뜻하게 맞아주었다고 한다. 현재 카자흐스탄은 'KAZAKSTAN 2030'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 소련에서 지난 1991년 독립한 카자흐스탄은 인구가 1천5백만명 정도지만 한반도 전체의 약 12배나 되는 큰 영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스피해 유전은 질적인 면이나 가격적인 면에서 중동산 원유에 못지 않으며 매장량도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으로도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이런 지하자원 개발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은 2030년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과거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이나 경제개발계획과 같은 국가적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유럽과 중국 사이에 끼인 지리적 위치 때문에 유럽의 질 좋은 제품과 중국의 값싼 제품이 유입돼 제조업 기반을 확립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92년 7월 무역협정을 맺은 이후 2003년 한국의 대 카자흐스탄 수출이 2억1천7백10만달러,수입이 1억5천3백만달러 정도로 교역규모가 확대됐다. 한국은 주로 휴대폰 가전제품 자동차 등을 수출하고 철강 은 구리 아연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다. 이번에 이뤄지는 노무현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이 양국간 경제교류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앞선 정보기술(IT)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 IT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많다. 휴대폰과 무선통신솔루션 사업,스마트카드를 이용한 전자화폐 및 금융솔루션 사업 등은 현재 상당부분 사업이 진행 중이다.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카자흐스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다. 대통령과 50여명이 넘는 기업인단의 방문이 이를 방증한다.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이 카자흐스탄이 추진하는 '카자흐스탄 2030'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고 우리도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공조체제가 갖춰진다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파레토 최적(Pareto Optimum)'의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