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등 수도권 72개 대학 중 25개만 골라 집중 지원하는 정부의 '2004 대학특성화 지원사업' 발표를 앞두고 대학간 사업따내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사업은 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재정지원사업인 데다 지원 금액이 크고 내년에 시작되는 다년 지원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효과 때문에 대학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17일 '대학특성화 지원사업'의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달 접수를 한 결과 수도권 72개 대학 중 '교원확보율 50% 이상'이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감리교신학대와 동덕여대,수원대,중앙승가대 등 10개대를 뺀 62개가 신청했다. 교육부는 학생 수 1만명을 기준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규모 대학과 서강대 가톨릭대 등 중·소규모 대학을 구분,대규모 대학 20곳 가운데 10곳과 중·소규모 대학 52곳 가운데 15곳 등 모두 25개 대학을 선발,학교당 50억원 이내를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말하기,글쓰기 등 기초소양교육을 신청했고 고려대는 국제화 교육프로그램을,연세대는 생명공학 사업을 특성화 사업으로 신청했다. 서강대는 'BT·IT·NT'를 융합하는 연구체제를 만들 계획이며 한양대는 신소재 분야를,건국대는 '퓨전공학'을 육성할 계획이다. 또 성균관대는 동아시아,국민대는 디자인,광운대는 IT,동국대는 영상영화 분야를 중심으로 특성화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교육부의 대학 지원사업 중 유일하게 수도권 대학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교육부는 올해부터 각종 지원사업을 △지방대='혁신역량강화사업(누리사업)'△수도권대='특성화 사업'으로 통합했다. 또 여러 사업의 통합으로 지원 금액도 '1대학당 50억원 내외'로 대폭 늘어났다. 이에 따라 수도권 대학 사이에는 '이번 사업에서 탈락하면 영원히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크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방대를 대상으로 한 누리사업이 '지방대 살생부'로 불렸던 것처럼 이번 특성화 사업은 '수도권대 살생부'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선정되면 내년부터 개편돼 시작되는 '3∼5년 규모'의 다년 특성화사업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밖에 없다. 이대열 교육부 평가지원과장은 "대학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모든 대학에 지원하는 '일반지원'을 없애고 특성화된 우수대학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며 "올해 선정되는 대학은 내년부터 시작되는 다년간의 특성화 사업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대학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