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이 우리 경제를 갉아먹고 있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스팸메일로 인해 연간 6조원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경닷컴은 쓰리알소프트와 공동으로 스팸메일 추방을 기치로 걸고 연말까지 '깨끗한 e세상 만들기' 캠페인을 전개한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에는 스팸 및 바이러스 차단 서비스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스팸메일로 인한 피해와 대책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무역회사를 경영하는 김민성씨(39)는 하루 일과를 스팸메일 지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메일 수신함에 쌓인 하루 평균 2백여통의 스팸메일을 일일이 가려내 지우는 것은 짜증나는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는 "90% 이상이 스팸메일"이라며 "최근에는 영문으로 들어오는 스팸메일이 워낙 많아 실수로 해외 바이어들이 보내온 메일까지 지울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뿐만이 아니다. e메일 이용자 대부분은 스팸메일 홍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KT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의 코넷 메가패스 등의 메일 서버에서 처리된 스팸메일은 23억3천3백4만여건으로 전체 e메일 28억6천4백57만여건의 81.4%나 됐다. e메일 10통 중 8통이 스팸메일인 셈이다. 스팸메일은 대표적인 정보화 역기능으로 꼽힌다.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침은 물론 불필요한 트래픽을 유발해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린다. 정부는 스팸메일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다. 스팸메일 발송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고,스팸메일 발송업체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렸다. 그러나 스팸메일은 줄지 않고 있다. KT가 메일 서버에서 차단한 스팸메일의 비율은 지난해 1월 75.4%에서 12월엔 84.4%로 높아졌다. 스팸메일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것은 e메일이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이다. e메일 발송비는 1통당 1원 안팎에 불과해 어느 매체보다 싸게 광고할 수 있다. A사가 운영하는 인터넷몰의 경우 광고메일을 보내면 곧바로 관련 매출이 10∼20% 증가한다. 수신자들이 스팸메일로 여기는데도 대다수 광고주들이 'e메일 마케팅'에 집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스팸메일 발송 기술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팸 차단 솔루션을 설치했다 해도 스팸메일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쓰리알소프트의 유병선 사장은 "스팸메일 발송업체가 물어야 하는 과태료가 스팸메일을 보내서 얻는 이익보다 낮다면 스팸메일이 없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팸메일 발송을 '사이버 범죄'로 여기는 풍토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또 스팸메일이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인식도 제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