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접종으로 1년여 가량 살이 찌는 것을 막아주는 비만백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바이오벤처인 에스제이바이오메드(대표 김효준 한양대 교수·사진)는 과학기술부 바이오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지방 대사과정에서 비만성 체지방의 축적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주는 인공 펩티드(pB4)를 개발,미국 특허를 획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특허를 받은 비만백신은 지방을 몸속 각 조직으로 실어나르는 운반체인 저밀도지질단백질(LDL),초저밀도지질단백질(VLDL) 등이 조직에 지방을 전달하는 과정을 차단해 주는 작용을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DL 등의 구성성분 중 몸속 조직의 지방세포에 결합하는 부위인 '아포리포프로테인 B-100'을 pB4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막아버림으로써 지방의 축적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제이바이오메드는 일반 실험용 쥐와 백신을 접종시킨 쥐를 고지방 음식으로 사육한 결과 일반 쥐의 경우 체중이 1.3∼1.5배로 증가했지만 백신을 맞은 쥐의 경우는 기존 몸무게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백신은 지방의 조직내 과축적만을 억제하는 것이어서 내분비계 조절을 메커니즘으로 하는 식욕억제제,음식 흡수억제제,지방 분해제 등 기존 비만 치료제의 심혈관계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에스제이바이오메드는 안정성 검사와 임상실험을 거쳐 신약개발에 나설 계획이며,이를 위해 국내외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효준 교수는 "비만백신의 투약효과는 1년 정도 지속가능하다"며 "백신을 이용해 살을 뺄 수는 없지만 다이어트후 다시 살이 찌는 것을 막기 위해 고가 약물을 계속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번 백신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가진 동맥경화 백신 연구결과가 최근 네이처지 등에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