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16일 오후 2시 대법정에서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된 형사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대법원은 작년 12월 여성이 종중(宗中)의 종원(宗員)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민사사건의 공개변론을 연 적은 있었으나 형사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을 마련하기는이번이 처음이다. 대법관 전원이 참석하는 전원합의체로 진행되는 이번 형사사건 심리에서 그간검사작성 조서에 증거능력을 인정해온 판례를 깨는 결과가 나올 경우 검찰의 수사관행 등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어 주목된다. 전원합의체는 통상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에서 사건을 심리해 의견 일치가 안되거나 종전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경우 열린다. 공개변론 대상이 된 형사사건의 공소 사실은 피고인 주모씨 등이 병원장 최모씨와 공모,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장애가 발생한 것처럼 속여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타냈다는 것이다. 사건을 심리했던 1, 2심 법원은 주씨와 병원장 최씨 등이 법정에서 혐의사실을부인했는데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혐의사실을 인정했던 최씨의 신문조서와 보험회사직원 오모씨의 진술조서 등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했다. 주씨 등의 변호인은 그러나 주씨 등이 검찰에서 했던 진술 내용과 다르게 조서가 기재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서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한다는 취지로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냈다. 대법원은 이런 주장이 검사 작성 조서의 증거능력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12조1항과 관련된 기존의 대법원 판례와 다른 것이어서 그간의 대법원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전원합의체가 심리토록 결정했다. 대법원의 기존 판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해버리면 증거가 되지 못하는 경찰조서와 달리 검찰조서의 경우 피고인이 법정에서 조서의 서명 등이 자신의 것이라고 인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서내용에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왔다. 때문에 피고인은 검사 앞에서 진술했던 내용이 가혹행위나 협박.회유 등에 의한것이었다는 점 등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법정에서 진술내용을 번복하더라도 재판부로부터 인정되기가 쉽지 않았다. 이와관련, 헌법재판소는 95년 6월 관련 법률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있으나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작년 2월 해당 조항이 `국민이 법관으로부터 재판받을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제청을 신청, 재차 심리를 진행 중이다. 대법원은 공개변론에서 검사조서의 증거능력 부여를 둘러싼 이론적, 현실적 논거를 변호인과 검찰로부터 청취한뒤 추후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만일 대법원이나 헌재에서 검사 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치 않는쪽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더이상 검찰조사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돼 검찰의 수사관행 뿐아니라 재판진행 방식에도 적지않은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