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최태원 회장, 경영권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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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오늘은 대기업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해외 IR(기업설명회)을 직접 주재하고 해외 기관투자가와 잇따라 단독 면담을 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업팀 박병연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1)
박 기자. SK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 회장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진행할 예정인지 말씀해 주시죠.
(CG-1) 해외 IR 참가
-19일∼26일 미국 3개 도시
-재무구조 개선 등 설명
-SK(주) 사외이사 동행
-해외 기관투자가 면담
-주총 대비 표심다지기
(기자-1)
최 회장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미국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에서 열리는 해외 IR을 직접 주재하고 해외 현지 지사 등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소버린자산운영의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위기에 몰렸던 최 회장은 이번 미국 기업설명회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등 달라진 SK의 모습을 직접 설명한다는 계획입니다.
대기업 총수가 직접 기업설명회를 주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최 회장이 내년 3월 주총을 앞두고 확실한 정지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해외 IR는 주총 이후 5월에 이승훈 SK(주) IR담당 상무가 홍콩ㆍ유럽ㆍ미국 등을 방문한 후 두번째로 SK(주)의 사외이사들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번 IR에서 최 회장은 서너개 외국 투자기관의 관계자들과 별도 면담을 가질 계획입니다.
(앵커-2)
최 회장은 최근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 기관투자자들과도 잇따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는 데요. 어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주시죠.
(CG-2) 해외 투자가 접촉
-템플턴이머징마켓 면담
-캐피털그룹 관계자 면담
-지배구조, 실적 등 설명
-내년 주총 표심다지기
-경영권 방어 일환
(기자-2)
최 회장은 이번 해외 IR에 앞서 오는 14일 개최되는 미국 캐피털그룹의 투자전략회의에 참석해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주주가치 제고 등 ‘달라진 SK’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캐피털그룹은 국내에 진출한 최대 규모의 외국계 투자그룹으로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국내 우량주의 주요 주주며 투자평가액만도 4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주)에 대해서는 지분 6.7%를 보유해 소버린(14.94%)과 웰링턴(9.04%)에 이어 외국인으로는 세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초 SK측은 캐피털그룹과의 면담에 신헌철 SK(주)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신한금융지주 등이 최고경영자급으로 회의에 참석하는데다 이번 기회에 외국인 투자가들에 게 달라진 SK(주)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자는 판단에 따라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캐피털그룹은 이번 회의에서 자사 고위관계자를 비롯해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들을 대거 참석시킨 가운데 한국 투자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집중 점검할 예정입니다.
SK(주) 관계자는 “달라진 기업지배구조와 올 상반기 사상최대 실적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외국인투자가들에도 SK(주)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미 2주전에 지난 3월 주총에서 소버린의 손을 들어줬던 템플턴이머징마켓 사장인 마크 모비우스 등 템플턴 관계자들과 만나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앵커-3)
결국 최태원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소버린과의 표대결을 염두에 둔 ‘표심다지기’로 봐도 될 것 같은데요. 이 시점에서 SK 경영권 분쟁이 왜 시작됐으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SK 경영권 분쟁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정리해 주시죠.
(CG-3) SK 경영권 분쟁
-03년 4월 소버린 등장
-SK지분 8.64% 매입
-14.99%로 지분 확대
-최태원 회장 퇴진 요구
-04년 3월 주총서 참패
-경영권 분쟁 일단락
(기자-3)
지난 3월12일 SK가 주총에서 승리함으로써 일단락 된 SK 경영권 분쟁은 ‘SK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시작됐습니다.
SK글로벌 분식회계와 오너인 최 회장 구속 등으로 혼란에 빠져있던 지난해 4월3일 '크레스트 씨큐러티즈'라는 낯선 이름의 외국계 펀드가 SK의 지분 8.64%를 매입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낯선 펀드를 눈여겨 본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크레스트는 SK에 대한 지분율을 순식간에 14.99%까지 끌어올리며 SK C&C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급부상, 세간을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소버린은 ‘SK사태’가 진전됨에 따라 급기야는 오너인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준으로까지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특히 소버린은 대표이사가 극비리에 방한, 소액주주들과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가 하면 이사진 교체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시리즈 광고를 게재하는 등 과거의 외국인 주주들과는 확연히 다른 주도면밀한 행보로 놀라움을 안겨줬습니다.
(앵커-4)
이유야 어찌됐던 소버린의 이 같은 행보는 SK의 지배구조 개선을 앞당기는 요인이 됐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말씀해주시죠.
(CG-4) 경영권 분쟁 영향
-SK 지배구조 개선 기여
-오너일가 경영일선 퇴진
-사외이사 비율 70% 확대
-신뢰회복..3월 주총 승리
(기자-4)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소버린의 행보는 무엇보다 강한 압력으로 작용, 실제로 SK의 지배구조개선을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의 대부격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몇 년을 걸려서도 못해낸 일을 소버린이 단 1년만에 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급기야 경영권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최 회장은 오너 일가 경영일선 퇴진과 사외이사 비율 70%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획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 놓으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습니다.
최 회장의 이같은 "초강수" 덕에 SK는 바닥에 떨어졌던 신뢰를 어느 정도 되찾을 수 있었고 결국 이는 정기주총에서의 표대결 승리라는 결과를 낳게 된 것입니다.
(앵커-5)
내년 3월 주총에서 소버린과 또 한번 격전을 치를지도 모를 SK는 최근 다양한 방어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요.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CG-5) 증권거래법 개정
-정기국회 입법 추진
-금융당국 설득 노력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소버린에 적용 추진
-경영권 방어 일환
(기자-5)
SK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경영권 방업니다.
비록 지난 주총에선 승리했지만, 소버린은 여전히 SK(주) 지분 14.99%를 보유한 2대 주주로 남아 있습니다.
언제 적대적 M&A를 시도할지 모르는 위협적인 존재라고 할수 있습니다. 당장 내년 3월 주총에서 또 한번 격전을 치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를 염두에 둔 SK는 전방위적인 방어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 전략 가운데 하나가 증권거래법을 개정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SK는 소버린에게도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의 엄격한 룰을 적용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느슨한 국내 증권거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습니다.
SK는 증권거래법에 관련 조항 신설을 요구하며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이 추진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 등을 설득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6)
최태원 회장이 해외투자 유치에 직접 나서게 된 것도 경영권 방어 차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해외투자유치와 경영권 방어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CG-6) 해외투자 적극 유치
-최 회장 해외 IR 참가
-SK(주) 사외이사 동행
-전문분야별 홍보전 진행
-주총대비, 물량흡수 목적
(기자-6)
경영권 방어를 위한 SK의 또 다른 전략은 적극적인 해외투자 유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SK로선 소버린이 보유지분을 처분해도 고민입니다. 14.99%나 되는 물량을 한꺼번에 처분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게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선 이만한 물량을 받아줄 만한 ‘백기사’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최 회장이 해외 IR에 직접 참가하며, 사외이사들까지 동행해 전문분야별로 홍보전을 펼치려는 것입니다.
결국 새로운 해외 투자자를 우호세력으로 확보해 내년 주총에 대비하고 아울러 소버린 지분의 흡수장치로도 활용한다는 계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7)
SK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죠.
(CG-7) 해결과제
-순환출자구조 해소
-증권거래법 개정
-해외투자유치 성공
-시장 신뢰 회복
(기자-7)
SK는 무엇보다 재벌식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비상장 계열사인 SK C&C 지분 44%를 가진 최 회장이 SK C&C→SK(주)→SK네트웍스→SK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통해 59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현실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SK네트웍스 채권단은 SK C&C 등 최태원 회장의 개인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습니다.
SK C&C 주식은 그룹 지배권과 직결되므로 만일 채권단이 SK네트웍스를 부도처리하고 담보권을 실행하면 최 회장은 그룹 지배권을 잃게 됩니다.
그러니 최 회장으로선 SK네트웍스 회생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SK(주)나 SK텔레콤 자금이 SK네트웍스의 사업능력과 상관없이 이 회사의 지급보증이나 신규 투자를 위해 지원될 우려는 여전히 상존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