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乃古) 박생광 화백(1904~1985)의 탄생 1백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잇따라 열린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02-734-6111)가 8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박생광 탄생 1백주년 기념전'을 갖는 데 이어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이영미술관(031-213-8223)은 오는 17일부터 10월31일까지 2백여점에 달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박생광 탄생 1백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한다. 내고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일본 교토시립회화전문학교(현 교토예술대학)에서 전통적인 일본화 기법을 배웠다. 수묵화가 국내 화단을 휩쓸고 있던 시기에 샤머니즘 불교 무속을 소재로 한국의 역사를 채색 그림으로 구현해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한때 채색 기법이 '왜색'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역사인물화에 있어 기념비적인 작품을 남긴 데다 진채(眞彩) 기법에 의한 채색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의 예술세계에 대한 본격적인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영미술관에서는 내고의 일본 유학시절부터 향토색이 짙었던 60년대와 말년의 역사인물 대작까지 2백여점을 연대순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영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명성황후''무녀''토함산 일출''전봉준' 등 내고의 대표작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개인 소장가들의 주요 작품이 망라된다. 내고의 둘도 없는 친구였던 청담 스님의 영정과 도선사 암자인 현성정사에 소장돼 있는 '청담 스님' 등 10점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갤러리현대 전시는 유족과 미술계 인사,지인들로 구성된 '박생광 기념사업회'와 갤러리현대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무속과 불교,금강산 설악산 등의 비경,인도 시리즈 등의 수묵채색화 50여점 및 인도 여행에서 그렸던 미공개 드로잉과 스케치 약 30점을 보여준다. 내고가 생전에 사용했던 화구와 직접 쓴 편지 등 유품도 전시된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