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입장에서 보기에 보험사기로 의심되는피보험자가 있더라도 보험사가 피보험자의 고의성이나 중대한 과실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한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이진성 부장판사)는 2일 교통사고를 당한 조모(45)씨 부부가4개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보험사들은원고 부부에게 950만∼1천860만원씩 총 5천13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판결했다. 조씨 부부는 2001년 2∼3월 5개의 교통사고 보험에 가입했으며 그해 6월 서울강남구 신사동의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 맞은편에서 중앙선을 넘어온 승용차와 충돌해 허리 등을 다치자 각각의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조씨 부부가 보험가입 당시 2천만원짜리 전셋집에 살았던데 비해 너무 많은 보험에 가입한 점이 이상하고 보험 가입시 여러 건의 다른 보험에도 함께 가입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보험금을 주지 않았고 조씨 부부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산이 많지 않은 원고들이 단기간에 여러 건의 보험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보험사는 원고들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단기간에 여러건의 보험계약을 맺었는지 여부는 '보험계약상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지만 보험사측도 보험계약 당시 원고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이 일부러 이 사실을 숨겼다고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