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이 걸린 대학개혁에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교수 1인당 학생수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고 제재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지나친 것 같습니다"

31일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대학구조 개혁 방안에 대해 전국 지방대학들은 '올 것이 왔다'는 위기감 속에서도 '군살빼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조조정 의지를내비쳤다.

특히 지방 사립대들은 정부 정책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학에 대한 지나친간섭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춘천 한림대 전상인 대외협력처장은 "(정부 방안을) 대체로 환영한다"며 "지방사립대에는 일시적으로 불리한 게 사실이지만 대학이 너무 많아 수학능력이 없는 신입생들이 늘어난 지금 상황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질적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정부방안에 동의했다.

부산 경성대 관계자도 "정부의 재정지원이 절실한 사립대는 정부 방침을 따르지않을 수 없다"면서 "대학의 경상경비를 줄이는 등 `군살빼기'를 위해 긴급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동아대 관계자는 "정부의 일방적 구조개혁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지방 사립대에 치명적인 위협일 수 있어 각 대학의 입장과 사정을 충분히 고려한 뒤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구조개혁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백화점식 학과 운영이 아닌 경쟁력있는 학과를 중심으로 과감히 통폐합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나갈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수도권 사립대 관계자는 "구조개혁 방향 자체가 옳은 만큼 경쟁력있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사이에 자동적으로 구조조정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러나 구조조정의 큰 틀을 제공하는 선을 넘어 전임교수 비율, 교수 1인당 학생수 등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고 그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고불만을 토로했다.

전북의 한 사립대 관계자도 "도내 대학 중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H대학이 870명,J대 400명, W대 100명 등 입학정원을 줄여 수급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는데 반해 학년당 모집인원이 6천500여명에 달하는 지방 국립대학은 한 명의 정원도 줄이지 않고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대 전하성 기획처장은 "인적.물적 구성과 전공 영역은 그대로 두고 진행되는 대학 통합은 의미가 없으며 감원과 감축을 전제로 해야 의미가 있다"며 "중심대학들이 각자의 영역을 감안해 특성화 분야를 발굴하고 공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누리(NURI) 등 정책사업이 국.공립 대학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고 일각에서 교육시장에서 사학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하지 않은 채 마치 전체가 비리의온상인양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 국립대는 정부 방안에 수긍하면서도 총장단 회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반응이다.

강원대 정규석 기획처장은 "대학이 가진 정보를 수요자인 학생, 기업을 위해 공개하는 대학정보공시제 등은 바람직하다"면서 "정부가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다면 적극 따르겠다"고 밝혔다.

부산 부경대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무척 강도높은 구조조정방안인 것같다"면서도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국립대 총장단 회의 등을 거쳐 입장을 정리해대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영남대 관계자는 "지역 국립대학이 학생 정원을 줄이는 동시에 연합대학으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사립대도 존립할 수 있다"면서 "사립대 또한 교육의 여건과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학생 정원과 교수 충원을 적절하게 조정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학생 정원이 줄어들 경우 등록금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불필요한 건물 신축 등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는 대폭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대의 경우 누리사업을 추진하면서 내년도 신입생을 133명이나 감축하고 교수 7명을 추가채용하는 등 구조조정에 이미 착수, 상대적으로 여유롭다는 반응이다.

제주대 관계자는 "농업과학대학의 수의학과, 농업경제학과를 제외한 4개 학과를생물산업학부와 생명공학부로 통.폐합했으며 현재의 교수 1인당 학생수가 23명이고내년도에는 22명으로 줄어 정부 방안을 충족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창원대와의 통합을 앞둔 진주 경상대는 통합과 이로 인한 구조조정에 따른조직축소 및 인력감축을 우려, 교육인적자원부에 대학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이지 인력감축이 주목적이 아님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달라는 건의를 해놓은 상태다.

경상대는 통합시 42개 학과에 1천224명의 학생이 감축되는 만큼 이에 따른 학생들의 기성회비를 교육부에서 보전해 주고 진주캠퍼스는 의.생명과학 계열, 창원캠퍼스는 공학.경영 계열로 집중육성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