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척추 디스크를 치료한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자생한방병원(병원장 신준식·www.jaseng.co.kr)이 척추전문 한방병원의 자존심을 내걸고 있는 슬로건이다.

대개 디스크하면 외과적 수술로 디스크를 잘라내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자생한방병원은 수술을 하지 않고 한방의 추나요법(推拿療法)으로 디스크 질환을 치료한다.

척추 뼈를 손으로 밀고 당겨서 빠져나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를 제위치로 보내는 치료법이다.

신준식 원장이 전통 수기(手技)요법을 복원시켜 적용한 것이다.

자체 개발한 추나약물도 효과가 뛰어나다.

양근탕,청파전 등에서 추출한 한약제제로 만든 이 약물은 디스크의 염증을 가라앉히고,뼈 주위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줌으로써 척추가 비뚤어져 디스크가 다시 밀려나가 통증을 유발거나 질환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한다.

척추 디스크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셈이다.

이 추나약물은 신약으로 국내 제약사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은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성분을 분석,골질환 치료에 효능이 뛰어난 물질을 찾아내 '신바로메틴'으로 이름을 붙여 지난해 국내와 미국에서 물질 특허를 받았다.

녹십자R&D가 1백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오는 2008년까지 신바로메틴을 골관절 전문치료 신약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추나요법과 추나약물을 바탕으로 신 원장을 비롯해 추나요법 전문 한의사 20여명이 환자의 척추 종합검진에서 치료,재활을 책임지고 있다.

디스크 치료를 받은 환자들 스스로 '자사모'(자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모임을 만들어 자생한방병원의 홍보대사로 나서 활동하고 있는데서도 이 병원 치료법의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신 원장은 "우리 몸이 스스로 치유 능력을 찾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라며 "병원 이름을 자생(自生)으로 지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이 '허리'에 관심을 쏟고 치료한 지 벌써 15년째다.

8대째 한의사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신 원장은 경희대 한의학과를 나왔으며 '허리병 박사'로 불린다.

그가 허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친이 척추가 괴사하는 척추 카리에스란 병으로 고생하다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부친 스스로 허리에 침을 놓으며 고통스러워 하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허리 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오랜 연구 끝에 맥이 끊겨 거의 치료에 활용되지 않던 '추나요법'을 문헌 연구와 임상을 통해 현대 의학에 접목시켰다.

추나요법은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체의학 바람이 불고 있는 미국에 널리 알려졌다.

2001년 미국 어바인의대가 추나요법을 선택과목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가정의학과 주임 교수인 와디 나짐 일행이 자생한방병원을 방문해 1주일간 추나요법,약물요법 등 척추 질환의 한방 치료법을 연수받기도 했다.

중국 산둥성 제3인민병원,베이징 골상대학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국방부 산하 의과대학인 제1군의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 밖에 베트남,러시아 터키 체코 니우에(남태평양 쿡 제도) 등의 보건당국 관계자들도 병원을 방문해 치료 기법을 배웠다.

"우리 전통의 허리치료법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신바로메틴이 한방약물 치료의 과학화를 가속시키는 교두보가 되길 바랍니다."

신 원장은 "한방의 세계화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