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속의 한국기업] ⑤ 끝이 없는 '가격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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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은 지금 "가격파괴 경쟁"이 한창이다.
가전 IT 자동차 생필품 등 대부분의 제품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각 업체가 시장을 지키기 위해 무차별 가격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진출 국내 기업들은 그 전쟁으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중국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이얼.이 회사가 지난 2월 "폭탄선언"을 했다.
제품 가격을 품목에 따라 10%이상 내린다는 발표였다.
냉장고의 경우 2천위안(1위안=약1백50원)하던 제품이 1천5백 위안 선으로 뚝 떨어졌다.
하이얼에 이어 중국 각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인하에 동참,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 제품에서 하이얼과 1∼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 중국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가격으로 맞대응하자니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물량공세로 나오는 공룡 하이얼에 대응한다는 것은 '애초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시장을 잃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높아가던 차였다.
LG전자를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일본 경쟁사들의 움직임이었다.
가격에 보수적이던 소니 도시바 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전 IT분야 가격경쟁의 특징은 '마지노선이 없다'는 것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2만5천위안 하던 PDP TV는 2만위안 선이 깨진 지 오래다.
카메라폰은 1천위안 선이 무너졌고,7천∼8천위안 하던 중국산 노트북PC는 5천위안 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PC메이커인 롄샹이 데스크톱PC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천위안 밑으로 떨어뜨렸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시장에서 도태의 길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하이GM이 지난 5월 뷰익 등 2개 차종의 가격을 11% 내리면서 업계가 가격전쟁에 휘말렸다.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폭스바겐 합작사가 가격인하에 동참하면서 혼다 둥펑 등 거의 전 업체가 이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경기긴축으로 은행의 자동차대출이 줄면서 판매량 감소에 시달리던 각 업체는 아우성이었다.
베이징현대 역시 그 싸움에서 온전할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는 딜러들의 가격 운용 폭을 확대해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원가는 상승하는데 소비가격은 하락,업체가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농심라면의 경우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곡물(밀)가격 인상으로 올 들어 7~8%의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장가격은 오를 줄 모른다.
당연히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월 LG전자의 대응책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LG전자가 선택한 길은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한 단계 높은 고급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한편 영업 역량을 새 상품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냉장고의 경우 하이얼의 인하 제품군이 2백ℓ급 저가였다는 점을 감안,LG는 2백50ℓ 이상의 3천위안 대 고급형 모델을 출시했다.
에어컨은 2개 컴프레서를 장착한 절전형 모델을 2월에 출시,한 발 앞선 기술로 대응했다.
"당시 하이얼의 가격인하로 상하이 지역에서 냉장고 시장점유율이 약 1∼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LG제품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고 이는 시장점유율 회복에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 지금은 2월 대비 시장점유율 하락폭이 0.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전창수 LG전자 상하이판매법인 법인장은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느냐가 가격전쟁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결국 가격파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제품과 별 차이 없는 기술로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격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가전 IT 자동차 생필품 등 대부분의 제품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각 업체가 시장을 지키기 위해 무차별 가격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진출 국내 기업들은 그 전쟁으로 허리가 휠 지경이다.
중국 가전시장을 이끌고 있는 하이얼.이 회사가 지난 2월 "폭탄선언"을 했다.
제품 가격을 품목에 따라 10%이상 내린다는 발표였다.
냉장고의 경우 2천위안(1위안=약1백50원)하던 제품이 1천5백 위안 선으로 뚝 떨어졌다.
하이얼에 이어 중국 각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인하에 동참,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 제품에서 하이얼과 1∼3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LG전자 중국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가격으로 맞대응하자니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물량공세로 나오는 공룡 하이얼에 대응한다는 것은 '애초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시장을 잃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높아가던 차였다.
LG전자를 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일본 경쟁사들의 움직임이었다.
가격에 보수적이던 소니 도시바 등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가전 IT분야 가격경쟁의 특징은 '마지노선이 없다'는 것이다.
올 초만 하더라도 2만5천위안 하던 PDP TV는 2만위안 선이 깨진 지 오래다.
카메라폰은 1천위안 선이 무너졌고,7천∼8천위안 하던 중국산 노트북PC는 5천위안 선으로 내려앉았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PC메이커인 롄샹이 데스크톱PC 가격을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천위안 밑으로 떨어뜨렸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시장에서 도태의 길을 걸어야 할 상황이다.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상하이GM이 지난 5월 뷰익 등 2개 차종의 가격을 11% 내리면서 업계가 가격전쟁에 휘말렸다.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폭스바겐 합작사가 가격인하에 동참하면서 혼다 둥펑 등 거의 전 업체가 이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경기긴축으로 은행의 자동차대출이 줄면서 판매량 감소에 시달리던 각 업체는 아우성이었다.
베이징현대 역시 그 싸움에서 온전할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는 딜러들의 가격 운용 폭을 확대해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원가는 상승하는데 소비가격은 하락,업체가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상하이에 공장을 두고 있는 농심라면의 경우 작년부터 시작된 중국 곡물(밀)가격 인상으로 올 들어 7~8%의 원가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그러나 시장가격은 오를 줄 모른다.
당연히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 2월 LG전자의 대응책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LG전자가 선택한 길은 '프리미엄 전략'이었다.
한 단계 높은 고급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는 한편 영업 역량을 새 상품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냉장고의 경우 하이얼의 인하 제품군이 2백ℓ급 저가였다는 점을 감안,LG는 2백50ℓ 이상의 3천위안 대 고급형 모델을 출시했다.
에어컨은 2개 컴프레서를 장착한 절전형 모델을 2월에 출시,한 발 앞선 기술로 대응했다.
"당시 하이얼의 가격인하로 상하이 지역에서 냉장고 시장점유율이 약 1∼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LG제품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고 이는 시장점유율 회복에 결정적인 힘이 됐습니다. 지금은 2월 대비 시장점유율 하락폭이 0.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전창수 LG전자 상하이판매법인 법인장은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느냐가 가격전쟁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결국 가격파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 제품과 별 차이 없는 기술로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격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