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1ㆍ텍사스 레인저스)와 미네소타 트윈스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좌타자들과의 악연이다.

박찬호가 왼손 타자에 약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약점을 가장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팀이 미네소타였다.

평소에도 5명 정도의 왼손 주전 타자들을 기용하던 미네소타는 박차호와 경기를할 때면 왼손타자 수를 8명까지 늘렸다.

2002년 5월29일 경기에서는 중견수 토리 헌터를 제외한 나머지 8명의 타자를 왼손타자 내지 왼쪽 타석에서도 타격이 가능한 스위치 히터들로 배치했다.

당시 왼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6푼대를 넘어섰으니 박찬호로서는 미네소타가 여간 까다로운 상대가 아니었다.

실제 박찬호는 2002년 미네소타전에 두 번 등판해 모두 패전을 기록했다.

왼손 타자 자크 존스는 박찬호로부터 만루 홈런을 빼앗기도 했다.

올시즌 미네소타 감독은 론 가드나이어.

2002년 왼손타자들로 박찬호를 괴롭힌 바로 그 감독이다.

하지만 2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져 올해 미네소타는 내세울 수 있는 왼손 타자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일단 데이비드 오르티스와 덕 민키에비치가 보스턴 레드삭스로, A.J 피어진스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팀을 옮겼다.

그래도 자크 존스, 코리 코스키, 크리스천 구스먼이 항상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왼손타자들이고 여기에 롭 보웬, 저스틴 모어노, 호세 오퍼먼까지 합치면 최대 6명정도는 왼손타자로 구성할 수 있다.

올시즌 투구 패턴을 바꾼 박찬호는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까지 왼손타자 상대피안타율은 2할6푼4리로 2002년 당시에 비해 무려 1푼 이상 떨어뜨렸다.

반면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5푼으로 올라갔다.

과연 가드나이어 감독은 이런 박찬호를 상대로 27일 왼손 타자를 어떻게 포진할지, 또 박찬호는 미네소타 왼손타자들을 어떻게 설욕전을 벌일지 지켜볼 일이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ka1227@yna.co.kr